[광주/전남]기초생활수급 할머니의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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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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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의신면 이공심 할머니
용돈 등 아껴 100만원 쾌척

전남 진도군 의신면사무소 직원들은 최근 한 사찰 주지로부터 1만 원짜리 100장 한 묶음을 받았다. 이 주지는 “의신면에 사는 할머니가 무릎이 아파 직접 올 수 없어 대신 전달한다”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당부하고 돌아갔다.
면사무소 직원들은 기탁자가 의신면 진설리에 사는 이공심 할머니(83·사진)라는 것을 확인하고 감사의 인사라도 전할 겸 할머니의 집을 찾아 갔다가 깜짝 놀랐다. 영하의 날씨인
데도 5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보일러도 틀지 않고 전기장판에 의지해 살고 있었기 때문.
이 할머니는 3남 2녀의 자식들이 보내준 용돈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주는 돈을 아껴 100만 원을 모았다. 할머니는 몇 년째 앓고 있는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해 면사무소에 올 수 없어 평소 친분이 있는 주지에게 돈을 맡겼다.
할머니는 “아들의 중학교 학비를 주지 못해 논두렁을 걸으며 하염없이 눈물 흘렸던 기억이 있다”며 “돈이 없어 진학을 못하는 학생들을 도우려는 것도 이런 기억 때문”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또 “한창 공부할 나이에 돈 때문에 제대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말에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의신면사무소에 20만 원을 맡기기도 했다. 진도군은 소중한 돈을 할머니의 뜻대로 인재육성 장학기금으로 쓰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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