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있는 ‘쉬는날 늘리기 법안’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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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속 7건 행안위에 계류
내년 휴일 112일… 주말 많이 겹쳐

2010년 경인년(庚寅年)도 올해처럼 주중에 쉬는 공휴일이 적어 빡빡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주5일 근무자를 기준으로 할 때 내년 쉬는 날은 토 일요일을 포함해 112일이다. 올해보다 이틀 많다. 올해처럼 국경일과 법정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날이 많아 주중에 쉬는 날은 겨우 8일뿐이다. 내년 설날인 2월 14일은 일요일이다.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딱 사흘이 설 연휴다. 6월 6일 현충일, 8월 15일 광복절, 10월 3일 개천절도 모두 일요일이고 12월 25일 성탄절은 토요일이다. 3·1절과 5월 21일 석가탄신일이 각각 월요일, 금요일이고 5월 5일 어린이날은 수요일이다.

현재 국회에는 쉬는 날을 늘리자는 내용의 법안 7건이 제출돼 있지만 모두 관련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이들 법안 중에는 제헌절, 한글날, 어버이날, 근로자의 날 등을 공휴일로 하고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경우 주중에 대체 휴일을 주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쉬는 날이 화요일이나 목요일이면 각각 월 금요일로 바꿔 주말과 이어서 쉴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도 있다.

공휴일 국경일 등에 관한 이들 법안은 계속되는 여야의 대치 속에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 노동 관련법, 4대강 예산 등의 현안에 묻혀 있었던 것. 또 정부와 재계가 공휴일 확대가 생산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논의의 탄력이 붙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7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휴일 관련 법안에 대해 “지금은 경제위기이기 때문에 생산성이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며 “토 일요일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공휴일이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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