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통합형, 자연-풀이형 꼼꼼한 논제파악 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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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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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도 주요대학 수시논술 경향과 대비법

《지난달 26일 서울대 수시모집 특기자전형의 논술고사를 끝으로 주요 대학의 2010학년도 수시 논술고사가 마무리됐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일부 대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이전에, 서울대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16개 대학은 수능 이후에 논술을 실시했다. 논술을 보는 대학은 줄었지만 상위권 대학은 수시에서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나드는 등 여전히 영향력이 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인문계는 33곳, 자연계는 30곳이 논술을 치를 계획이다. 내년도 논술고사에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주요 대학의 올해 출제 경향을 살펴봤다.》
인문, 자료해석 등 수리 가미
자연, 교과활용해 ‘정답’ 요구

자주 출제된 문제 모아 정리
시간 정해 써보는 훈련 도움

○ 인문계, 새 형식-수리형 난도 높아

각 대학의 인문계 논술은 예년과 같은 통합형 패턴을 유지했다. 서울대는 인문계만 논술을 치렀다. 지난해에 비해 지문이 3쪽에서 4쪽으로 늘었지만 대체로 평이했다. 논제는 ‘성숙’, 제시문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박상률의 ‘봄바람’ △헬렌 켈러 자서전 일부분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일부분 등으로 낯설지 않았다. 자신의 경험을 활용해 논술하도록 한 것은 학원에서 가르치지 않는 새로운 형식으로, ‘경험을 통해 쉽게 썼다’는 반응과 ‘형식이 의외’였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180분 동안 2500자의 답안을 작성하도록 했다.

고려대 인문계 논술은 제시문이 쉬운 반면 논제가 까다로워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운의 가치와 사회적 의미에 대한 지문을 주고 제시문을 요약하는 형태였다. 3문항 중 마지막은 복지 자원 문제에 대한 자료를 해석하는 수리형으로 체감 난도가 높았다. 9월에 실시된 경희대 논술에서도 논제2의 수리형 논술이 어려웠다. 비만율, 흡연율 등에 대한 산포도를 그리고 의료시설 확충에 대한 필요성과 금연정책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논하게 했다. 한국외국어대 논술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어 지문이 나왔다.

○ 자연계, 직접 풀이과정 요구문제 늘어

지난해부터 자연계 논술에서 수학이나 과학의 직접적인 풀이 과정과 정해진 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대부분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 논술에도 이런 문제가 많았다. 고려대는 지난해와 같이 수리 논술과 과학 논술로 구성됐다. 수리는 구분구적법을 이용한 정적분 문제, 물리는 거리와 세타에 관한 계산 문제, 화학은 시스의 반응과 연소열 및 이성질체에 대한 문제, 생물은 수용체 결합과 글리코겐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 제시문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나왔지만 벡터를 활용해 넓이를 구하는 문제와 물리의 계산 과정 등이 어려웠다는 평가다. 한양대는 수리 ‘가’와 과학영역(물리 화학 생물)에서 1문항씩 총 4문항이 나왔다. 수리에서는 일상생활에 흔히 나타나는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 등 이차곡선의 대수적 측면을 소개한 뒤 유리수 점을 구하는 알고리즘을 물었다. 9월에 치러진 건국대 수시1차 논술에서는 최신 이슈를 반영해 신종 인플루엔자와 백신 바이러스 면역반응의 차이를 묻는 문제도 등장했다.

○ 지식의 양보다 독해-이해력 높여야

상위권 학생들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겨울방학 동안 주요 대학의 몇 년치 기출문제를 파악해 두어야 한다. 각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모의논술과 기출문제를 취합해 자주 출제된 주제 등을 교과서와 함께 정리하는 것이 좋다. 최근 논술 출제 경향이 교과서의 지문을 이용하거나 기본개념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논술 대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훈련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통합논술은 논제가 세분화되고 단계별로 질문을 하기 때문에 과거 논술에 비해 문제를 이해하기 쉬운데도 실제로는 많은 수험생이 논제를 꼼꼼하게 분석하는 과정을 소홀히 해서 출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수험생들은 문제의 논제와 제시문을 연계 분석해서 무엇을 어떻게 논하라고 요구하는지를 파악하는 훈련을 충실히 해야 한다. 논술은 배경지식의 양이 아니라 논제가 요구하는 대로 독해와 이해를 할 수 있느냐를 평가하는 시험이므로 독해력과 이해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 시험과 같은 시간과 환경을 정해 놓고 직접 논술 답안을 써보는 ‘쓰기 훈련’을 통해 시간 배분과 작성 요령도 체득해야 한다. 대학들이 모의논술 채점 후기에서 가장 많이 주의를 주는 것이 시간 배분 및 답안 작성 능력이다.

인문계열은 다문항, 다논제 출제 형식이 늘어나므로 세트형 출제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제시문을 분석해서 비교, 대조하거나 여러 개의 제시문 간 관계를 분석해서 서로 비판하는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수리나 과학적 사고를 평가하는 문제도 간간이 등장하므로 도표나 통계자료를 수리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연습도 해야 한다.

자연계열은 교과 내용을 논술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추세다. 많은 대학이 수학이나 과학 교과서 일부를 그대로 발췌하고, 이를 일상생활이나 자연현상에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따라서 교과서의 각종 읽기자료와 수행평가, 생각해볼 문제 등은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

자연계 논술은 중요한 주제들이 반복 출제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수리에서는 이산수학, 수열, 함수,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등이, 과학에서는 지구 온난화, 화학 반응, 생명 현상의 특성, 염색체와 세포 분열, 운동의 법칙, 별의 관측 등이 단골 주제다. 출제 빈도가 높은 주제는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익혀두고 이를 여러 교과와 연결지어 생각하는 학습이 필요하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201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 실시하는 대학 (일반학생 전형 기준)


▽인문사회계열=경기대(서울·수원) 경희대(서울·국제) 고려대 광운대 단국대(죽전) 대전가톨릭대 동국대 명지대 상명대 서강대 성균관대 서울대 서울여대 선문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서울·원주) 영산선학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서울·안성)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외국어대(서울·용인) 한국항공대 한양대 홍익대 등 33개교

▽자연계열=건양대 경기대(수원) 경희대(서울·국제) 고려대 광운대 단국대(죽전) 동국대(경주) 상명대 상지대 서강대 성균관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서울·원주) 울산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서울·안성)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외국어대(용인) 한국항공대 한양대 홍익대 등 30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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