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임주영/코스모스도 못보고 크는 아이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며칠 전 친구 집에 갔는데 초등학교 4학년인 친구 딸이 그림숙제라며 가을 풍경을 그렸다. 가까이서 보니 단풍으로 곱게 물든 산이었다. 친구 딸에게 “코스모스도 그리지 그래…”라고 하니 옆에서 함께 지켜보던 초등학교 2학년 동생이 “코스모스가 뭐예요?”라고 했다.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가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코스모스였다. 스케치북에 코스모스를 그리니 아이들은 처음 본다고 했다.

지금은 도시에서 코스모스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어릴 때부터 시멘트와 아스팔트에서 생활하는 도시 아이들은 산을 찾아가야만 볼 수 있다. 등하굣길엔 항상 좁은 도로와 위험천만한 차로 인해 맘 편히 뛰어다니지 못하고 문방구의 작은 오락기 앞에서 오락을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자연’은 학교 수업시간에나 배우는 과목으로 변했다. 적어도 학교 주변에서는 도시의 풍경이 아니라 작은 꽃이나 나무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임주영 서울 노원구 월계2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