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낙동강 하구 - 을숙도는 자연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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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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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슬로시티연맹, 부산 ‘협력도시’ 지정 현지실사
내년 2월 가입여부 결정 지정땐 녹색관광 활기띨듯

이달 1일 오후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낙동강 하구 을숙도의 에코센터. 국제슬로시티연맹 피에르 조르조 올리베티 사무총장 일행은 부산의 ‘슬로시티 협력도시’ 지정에 앞서 현지실사를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이탈리아 안젤로 바트살로 폴리카시 시장, 스테파니아 스토파니 티라노 시의원, 손대현 학국슬로시티본부장 등 실사단은 을숙도가 ‘부산의 자산’임을 확인했다. 이들은 “참 아름답다”며 “낙동강 하구와 을숙도는 자연의 보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이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지키며 느린 삶은 추구하는 ‘슬로시티 협력도시’ 가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슬로시티 협력도시는 슬로시티 지정 요건에 벗어나지만 지역공동체에 동참하고 대도시이면서도 부분적으로 이러한 철학과 이념을 시정 방침에 반영하는 도시를 말한다. 아직까지 슬로시티 협력도시로 지정된 도시는 전 세계에서 한 곳도 없다. 서울과 부산을 비롯해 독일의 베를린,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중국 베이징(北京) 등 대도시가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1999년대 이탈리아에서 지역공동체 운동으로 시작된 슬로시티에는 인구 5만 명 미만 도시만 가입이 가능하다. 9월 현재 17개국, 123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한국에서는 신안군 증도, 완도군 청산, 장흥군 유치, 담양군 창평, 하동군 악양, 예산군 대흥 등 6개 지역이 가입돼 있다.

실사단은 이날 을숙도 일대와 원(原)도심재생 사업이 한창인 부산 사하구 감천동 산복도로 마을 ‘꿈꾸는 마추픽추’와 폐자재 공간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작업하는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 해운대 달맞이고개의 문탠로드 등을 둘러봤다. 2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해운대 동백섬 APEC 누리마루 하우스를 방문한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조사 자료를 토대로 내년 2월 협력도시 가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슬로시티 협력도시로 가입하면 전 세계 슬로시티와 자매결연 및 국제교류 확대, 부산의 국제적 이미지 강화, 중앙정부의 국책사업 유치 및 국비 확보, 저탄소 녹색성장을 통한 지역 활성화 방안 마련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유럽의 각국에 부산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슬로시티 가입을 고려 중인 일본과 중국 등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녹색관광 활성화도 기대된다. 실제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신안군 증도면의 경우 올해 1분기(1∼3월)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6% 증가한 4만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조익권 관광기획담당은 “자연과 옛것,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부산은 슬로시티의 이념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협력도시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부산의 모습을 국내외에 알려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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