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가을 밤바다… 그 등대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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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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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 2호 등대인 서해의 팔미도등대(오른쪽)와 소청도등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제공 인천해양항만청
국내 1, 2호 등대인 서해의 팔미도등대(오른쪽)와 소청도등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제공 인천해양항만청

○ 국내 1호 팔미도등대
1월부터 일반에 개방
등대박물관 등 볼거리

○ 국내 2호 소청도등대
옹진반도 한눈에 보여
어종 풍부해 낚시 천국

중국 산둥(山東) 반도로 항해하는 선박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서해 최북단 소청도등대(인천 옹진군 대청면 소청리)가 최근 새롭게 단장돼 관광객을 맞고 있다. 이 등대는 인천 앞바다 팔미도등대(중구 무의동)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지어졌다. 그동안 강한 해풍으로 등대 철 구조물이 녹슬고 외벽 페인트도 많이 벗겨졌다.

인천해양항만청은 등대를 대대적으로 수리해 아름다운 옛 모습으로 복원했다. 등대 안에 항로표지발달사를 알려주는 전시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또 산 정상에 있는 등대까지 자동차로 편하게 갈 수 있도록 차로를 말끔히 깔았다. 1908년에 세워진 소청도등대는 40초마다 강렬한 흰불빛을 비추고 있다.

이 등대에 오르면 바다 건너 옹진반도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 소청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210km 떨어져 있다. 배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그러나 섬에 닿으면 아무 갯바위에서 우럭, 가자미, 노래미 등 여러 어종을 낚을 수 있는 ‘바다낚시의 천국’이다. 달빛이 하얗게 띠를 두른 듯하다고 해 ‘해월띠’로 불리는 분바위와 인근 대청도의 모래사막(길이 2km, 폭 1km)도 구경할 수 있다.

국내 등대 중 맏형격인 팔미도등대는 올 1월 1일을 기해 일반인에게 개방된 이래 인천지역 최대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군사작전지역이었던 팔미도는 올해 ‘인천 방문의 해’를 맞아 100여 년 만에 문을 활짝 열었다.

1903년 국내 처음으로 등댓불을 밝힌 팔미도의 옛 등대는 높이 7.9m. 100주년이었던 2003년부터 가동하지 않으며 기념물로 보존되고 있다. 그 대신 옆에 위성항법보정장치(DGPS)를 갖춘 높이 26m의 새 등대가 세워졌다. 내부 2, 3층엔 등대박물관이 꾸며져 있어 세계 최초 등대인 지중해의 파로스 등대, 로마제국의 라코루나 등대 등 등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팔미도엔 한국 근대사의 영욕이 고스란히 서려 있다. 1904년 2월 9일 팔미도 앞바다에서 일본과 러시아 함대 사이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당시 러시아 ‘바리야크함’ ‘코레츠함’ 2척이 자폭 침몰해 러시아 병사 770명이 숨졌기 때문에 매년 러시아대사관 주도로 팔미도 해상에서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6·25전쟁 때는 인천상륙작전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1950년 9월 14일 밤 특공대원 6명이 북한군에 점령됐던 팔미도를 탈환하면서 함대 진격이 이뤄진 것.

연안부두에서 팔미도를 오가는 정기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고, 팔미도 투어 관광상품도 많이 나와 있는 상태다. 섬에는 소나무 소사나무 서어나무 등 울창한 산림과 해안 절벽, 백사장이 잘 보존돼 있다. 주변 무의도는 영화 ‘실미도’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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