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포스코교육재단 학교들 ‘생각의 힘’ 강해졌다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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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 초중고 전국대회서 두각 나타내
“독서-글쓰기 주력 통합사고력 키운 덕”

“교사가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면 학생들도 자연스레 습관이 되는 것 같아요. 독후감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기 쉬우므로 책을 읽은 뒤 한두 줄 정도 자기 생각을 써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경북 포항제철동초교 정해경 교사(45·여)는 15일 “한번은 아침 독서시간에 아이들이 책읽기에 몰두해 1교시 마침 종이 울리는 소리도 듣지 못해 책을 계속 읽도록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사는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제15회 독서문화상을 받았다.

포스코교육재단 산하 12개 초중고교생(1만1200여 명)과 교원(600여 명)이 전국 규모의 각종 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영어나 수학뿐 아니라 글쓰기와 독서, 과학탐구, 체육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표 참조

올 들어 이 재단 학교들이 참가해 최고상을 받은 내용을 분석한 결과 평소 다양한 독서활동과 글쓰기를 바탕으로 ‘통합적 사고력’을 키운 것이 비결로 풀이된다. 재단 측은 고교 졸업까지 꼭 읽어야 할 책 600권을 선정해 체계적인 독서활동을 2003년부터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정 교사가 지도한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달 국토연구원이 주최한 국토사랑 글짓기 대회에서 단체대상을 받았다. 전국 281개 초교에서 응모한 4200여 편의 글 가운데 이 학교 학생 25명이 입상했다. 포철서초교 등 3개 학교가 올해 6월 전국학생과학논술대회에서 학교단체상을 받은 것도 이런 ‘독서실력’에서 나왔다.

초등학생 때 익힌 독서습관은 고교생이 되어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포항제철고는 올해 8월 한국인문사회연구원이 주최한 전국논술경시대회에서 최우수단체상을 받았다. 특히 2학년 안재형 군(17)은 전국 120개 고교 4000여 명의 참가자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안 군은 “논술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통합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학교에서 늘 사고력을 키우는 공부를 하고 집에 오면 신문의 다양한 칼럼을 읽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서를 통한 통합적 사고력은 과학 분야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포철지곡초교 6학년 강대훈 군 등 2명은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한국학생과학탐구올림픽에 경북 대표로 출전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박연홍 지도교사는 “과학을 잘 하려면 과학만 생각해서는 부족하고 폭넓게 독서를 하면서 간접 경험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군도 “본선 문제가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깊이 생각하면서 대처했다”고 밝혔다.

포철지곡초교 6학년 3명은 12일 교육과학기술부 주최로 열린 전국어린이발명왕대회에서 ‘세종대왕 따라잡기’를 주제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영희 지도교사는 “결국 생각하는 힘이 열쇠”라며 “문제와 씨름하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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