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부산시의회는 초선만 일하나

  • 입력 2009년 9월 30일 0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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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가 1991년 부활한 이후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5기 의정활동도 9개월 뒤면 끝나고 새로운 의회가 구성된다. 그동안 지방의회는 ‘진화’를 거듭했고 지방자치 발전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여전히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등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에 부족한 점도 많다.

이런 가운데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이 제5대 부산시의회 의원 45명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의 본회의와 상임위 활동을 평가한 의정활동평가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1000점 만점에 600점 이상의 고득점을 받은 시의원은 11명. 이 중 재선(再選) 이상 다선 의원은 단 1명뿐이었다. 재선 이상이 14명인 점을 감안하면 ‘고인 물이 썩는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다선일수록 상대적으로 회의 출석률이 낮고 5분 발언과 시정질문 횟수도 적었다. 한 다선 의원은 후반기 들어 의정활동에 거의 불참했다. 위원회 중에서는 행정문화교육위원회의 출석률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의원은 공무원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추궁하는 구태를 보여 “의사진행이 민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긴급한 현안을 들추거나 송곳 질문으로 집행부를 혼쭐내기도 하는 ‘5분 발언’을 3년 동안 한 번도 하지 않은 의원은 14명이나 됐다. 시장과 관련 부처 간부를 출석시킨 가운데 시 살림살이를 따져 ‘본회의의 꽃’으로 불리는 시정 질문에 참여한 의원은 절반을 약간 넘었다.

부산경실련은 “초선의원 31명은 예년에 비해 의정활동이 향상됐고 비례대표 여성 의원들의 활동도 돋보였다”며 “대표성이나 책임성이 부족한 점은 여전히 아쉽다”고 총평했다. 성적표를 받아든 시의원, 특히 다선들이 얼마나 반성할지 궁금하다. 유권자들이 표로 그들을 심판할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조용휘 기자 사회부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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