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도심서 만나는 고라니-너구리-도롱뇽-두꺼비…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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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생태 관광 명소’ 30곳 선정

올 추석에는 차례를 지낸 뒤 ‘서울시 생태 관광 명소’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는 송파구 방이동 생태 경관 보전지역 등 도심 속에서도 생태계가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습지 2곳, 산림 11곳, 하천 6곳, 생태공원 11곳 등 30곳을 ‘생태 관광 명소’로 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습지는 송파구 방이동 습지와 서초구 내곡동 헌인릉 습지가 선정됐다. 방이동 습지는 도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5만8909m²(약 1만7800평) 규모의 대형 습지다. 1970년대 토사를 채취한 뒤 생긴 웅덩이에 물이 고이며 습지로 탈바꿈했다.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조롱이, 환경부 보호종인 새호리기 등이 사는 것으로 확인될 정도로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 시는 2002년부터 이곳을 생태 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조류전망대, 관람 데크 등도 설치돼 있어 생태교육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헌인릉 주변 지역에는 시 보호종인 오색딱따구리, 꾀꼬리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2005년 생태 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오리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북악산 백사실 계곡과 우면산 등도 포함됐다. 종로구 부암동 북악산 백사실 계곡은 도심에 있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아 ‘도심의 두메산골’로 불리는 곳이다. 계곡을 따라 산책길이 조성돼 있고, 도롱뇽이 대규모로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구 우면산에서는 알에서 갓 부화한 두꺼비가 산속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매년 5, 6월경 연출된다. 입장 인원이 제한돼 있어 미리 예약을 해야 관람할 수 있다. 능선에 들어선 탐방로를 따라 습지생태계, 야생조류 등을 관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도심 생태공원에서는 강서구 방화동 강서습지생태공원과 강동구 길동자연생태공원 등이 포함됐다. 3만7000m²(약 1만1200평) 면적의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는 철새들을 가까이 볼 수 있는 철새 조망대가 설치돼 있다. 갈대밭과 버드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고라니나 너구리도 볼 수 있다.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도 소금쟁이, 물방개 등의 곤충과 물총새, 왜가리, 원앙 등의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사전에 예약하면 해설자와 함께 생태 탐방을 할 수도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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