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마산 도로개설 놓고 민원 잇따라

  • 입력 2009년 9월 4일 0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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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훼손-소음피해” 울산 동구-중구 주민 반발
마산 가포대로 공사도 아파트 주민 반대로 중단

울산과 경남 마산에서 도로 개설을 둘러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시민 편의와 교통체증 해소를 이유로 길을 내려 하지만 주민들은 소음과 환경 훼손이 더 큰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 울산=동구 주민회 등은 2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목∼주전 도로 선형 변경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선을 바꾸면 울산시 기념물 제18호인 남목마성(馬城)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 울산시는 “당초 노선대로 도로를 뚫으면 현대중공업을 관통하도록 돼 있다”며 “철 구조물을 실은 대형 트럭과 일반 차량이 섞여 사고 위험이 높아 노선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남목마성 구간은 터널이어서 훼손 우려가 없다는 주장. 시는 동구 남목∼주전 바닷가에 이르는 도로(1.86km)를 내년 1월 착공해 2012년 완공할 계획이다.

울산 남구 옥동∼북구 농소 국도 우회도로도 찬반 민원으로 차질이 생겼다. 울산시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국도 7호선 부산∼울산∼경주 구간이 울산 시가지를 관통하면서 교통 체증을 유발하자 우회도로 개설을 추진했다. 우회도로는 남구 옥동∼중구 태화·성안동∼북구 농소동에 이르는 왕복 4차로. 2011년 말 완공 예정이지만 착공조차 못했다. 중구 태화동 주민들이 “아파트 옆으로 고가도로가 생기면 소음과 먼지가 발생해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기 때문. 반면 중구 성안동과 북구 지역 주민들은 “산업로와 동천서로의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도로가 빨리 개설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조기 개설을 촉구하는 주민 서명을 울산시와 한나라당에 전달했다.

▽ 경남=마산에서는 아파트 주민들이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반대하면서 시와 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마산시 관계자는 3일 “가포동 대중교통 차고지∼옛 군부대 사격장 옆으로 이어지는 ‘가포대로’ 공사가 인근 G맨션 주민들의 반대로 공정 50%에서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올해 11월 완공 예정으로 지난해 1월 착공한 가포대로는 길이 550m, 너비 25m의 왕복 4차로.

G맨션 114가구 주민들은 “아파트 바로 옆으로 도로가 뚫리면 차량 소음과 진동으로 생활이 어렵다”며 “주민을 이주시키거나 20m 이상 거리를 두어 개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일 오후에는 G맨션 주차장에서 도로 개설 설명회에 참석했던 마산시 정모 국장(56)이 주민들에게 맞아 병원에 입원했다. 정 국장은 “직원 2명과 설명회를 가지려 했으나 시장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폭언과 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폭행 가담 주민을 조사할 계획이다. 마산시 관계자는 “인근 지역 아파트단지와 해양신도시, 통영 방향 국도의 교통 소통 등을 위해 가포대로 공사가 시급하다”며 “방음벽 설치 등의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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