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 부스…“대학홍보도 기동력”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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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대 등 경기 남부권 5개 대학이 버스를 개조해 만든 입시버스를 이용해 4일부터 일선 고교를 찾아가 학교별로 일대일 입시상담 서비스를 벌인다. 5개 대학 교직원들이 본격적인 서비스에 앞서 1일 홍보하기 위해 찾은 오산정보고에서 학생들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오산대
오산대 등 경기 남부권 5개 대학이 버스를 개조해 만든 입시버스를 이용해 4일부터 일선 고교를 찾아가 학교별로 일대일 입시상담 서비스를 벌인다. 5개 대학 교직원들이 본격적인 서비스에 앞서 1일 홍보하기 위해 찾은 오산정보고에서 학생들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오산대
경기남부 5개大 공동 ‘입시버스’ 고교 순회
“쉬는시간 이용 맨투맨 상담… 강당보다 실속”

1일 오후 경기 오산시 청학동 오산정보고. 교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학생 20여 명이 교정 한쪽에 자리한 대형 버스 앞에 줄지어 서 있다. 통학버스도, 도서관버스도 아닌 이 버스의 정체는 바로 ‘입시버스’. 강당이나 체육관에서 열리는 입시 설명회만 경험한 학생들은 난생 처음 보는 입시버스에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버스는 경기 남부의 5개 대학이 함께 만든 전국 최초의 ‘찾아가는 입시버스’다. 대학이 학생과 교사들을 초청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학교를 방문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규모 입시 설명회와 달리 학생과 대학 측의 눈높이 상담이 가능한 것이 특징. 입시버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이날도 “올해 취업률은 어느 정도예요?” “작년 커트라인은 몇 점이에요, 제 점수로 가능한가요?” 같은 민감한 질문이 쏟아졌다. 강당이나 체육관에서 열리는 일방통행식 입시 설명회에서는 불가능한 질문들이다.

입시버스 서비스에 나선 학교는 경기공업대(안산시)와 국제대(평택시) 오산대(오산시) 용인송담대(용인시) 장안대(화성시) 등 5개 대학이다. 이 대학들은 3일 오산대 청학관 앞에 모여 출정식을 하고 이어 4일부터 입시가 끝나는 12월까지 4개월 동안 찾아가는 입시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입시버스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청권 고교를 순차적으로 선정한 후 학교별로 방문해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 상담을 펼친다. 하루에 1개 내지 2개교씩 일주일에 3, 4회 운영할 계획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1월까지는 전문계 고교를 위주로 상담을 하고 수능 이후에는 인문계 고교를 집중적으로 상담할 예정이다.

기존에 강당이나 반별로 모아놓고 하던 것보다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빼앗지 않아 높은 호응이 예상된다. 오산대 입학홍보처 박상목 홍보담당은 “수험생 수는 줄어드는 반면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더 복잡하고 치열한 전형방법을 내놓아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이런 혼란을 극복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입시버스를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 대학은 대형버스를 개조했다. 버스 내부에는 각 대학의 입시상담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 수험생들은 본인이 원하는 대학의 부스를 찾아가 대학 담당자와 1 대 1 상담을 할 수 있다. 수험생은 이를 통해 그 학교에 대한 전형방법 및 입시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오산대 측은 “고교 강당이나 반별로 이뤄지던 입시상담은 학과 소개나 커트라인 등을 피상적으로 알려주는 데 그치지만 입시버스 상담은 학생 개인별로 어떤 학과에 합격이 가능하고 졸업 후 어떤 직종으로 취업을 하는지 등 맞춤형 상담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본격적인 서비스에 앞서 처음 입시버스를 활용한 홍보 및 입시상담을 선보인 1일 오산정보고에서는 20여 명의 학생이 관심을 보였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상담에 나선 학생들은 예상외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최가영 양(18·고3)은 “대학 홈페이지나 일반 홍보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학과특성이나 커트라인 등 궁금한 점을 묻고 정확한 답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에 참여한 대학들은 잘못된 정보를 믿고 입학한 뒤 적성에 맞지 않아 학교를 떠나는 중도탈락자를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학들은 올해 운영성과가 좋을 경우 내년에는 참가 대학을 늘리고 연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입시버스 서비스를 받으려는 학교는 오산대 입학홍보처(031-377-7777)로 연락하면 된다.

오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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