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방배노인복지관 대기자만 1200명

  • 입력 2009년 9월 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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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여 명의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노인종합복지관의 ‘신나는 실버 에어로빅 교실’에 참가한 노인들이 지도강사를 따라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초구
1200여 명의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노인종합복지관의 ‘신나는 실버 에어로빅 교실’에 참가한 노인들이 지도강사를 따라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초구
프로그램 다양해 인기 폭발… “65세 젊은이들은 빼라” 주장도

“아니, 예순다섯이면 한창 일해야 할 애인데, 노인복지관에서 빼야 하는 거 아닌가?”

서울 서초구 강종택 사회복지과장은 최근 지팡이를 짚고 찾아온 고령의 노인에게서 이런 항의를 받았다. 그 노인은 서초구 방배노인복지관에서 서예를 배우려고 찾아왔다가 대기자가 1200명이 넘는다는 말에 ‘젊은이’들을 빼야 많은 ‘노인’들이 배울 수 있다는 주장을 편 것.

강 과장은 “노인들의 다양한 문화생활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복지관을 더 만들고 프로그램도 확충하고 있다”며 “알차게 진행할수록 노인들이 몰려 대기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대기자가 많아지는 부작용까지 발생하자 수요가 특히 많은 요가, 노래교실, 컴퓨터 등 6개 인기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3개월마다 고령자 위주로 수강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초구는 8월 26일 서초동 교대전철역 인근에 지상 5층의 중앙노인종합복지관을 개관했다. 65세 이상 노인 1만여 명당 1개의 복지관을 두기 위해 만든 세 번째 시설로 서초구는 서울시내 자치구 중 가장 많은 복지관을 소유한 구가 됐다.

이 복지관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컴퓨터, 어학, 한문서예, 동양화, 당구, 바둑 등 56개에 이른다. 양재, 방배 등 다른 복지관에서는 각각 46개와 77개의 프로그램이 매일 운영된다. 노인들이 자신들을 위해 배우는 프로그램이 주로 운영되지만 자신이 경험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지역 특성상 법조, 금융, 의료계 등의 전문직 은퇴자들은 자원봉사로 지역 주민이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열기도 한다.

‘실버 휴대전화 능숙하게 다루기’ 강좌를 통해서는 단순히 휴대전화 사용법만 배우는 게 아니라 이를 통해 세대 간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효과도 내고 있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권역별로 복지관을 확충하고 프로그램도 지역 특성과 노인 수요에 맞춰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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