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돌아가신 사장님 뜻 이어 포스텍 발전기금 완납”

  • 입력 2009년 8월 26일 06시 36분


포항 용역업체 김진홍 사장 3년간 5000만 원씩 내기로

“사장님께서 발전기금을 다 내지 못해 무척 아쉬웠을 겁니다. 저라도 마무리를 하게 돼 위안이 될 것으로 봅니다.”

경북 포항 철강공단에서 청소용역업체를 운영하던 이원국 사장은 1994년 포스텍에 발전기금 10억 원을 내기로 하고 매년 5000만 원씩 기탁했다. 자신의 호를 딴 ‘연산석학기금’으로, 지난해까지 모인 기금은 8억5000만 원. 하지만 이 사장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지난해 7월 72세로 세상을 떴다.

이 업체에서 간부로 일하던 김진홍 씨(53·사진)는 이 사장이 작고하자 새 청소용역업체인 ㈜금원을 설립했다. 고인이 살아있을 때 연산석학기금에 무척 애착을 가졌던 것을 잘 알던 김 사장은 나머지 기금 1억5000만 원을 내기로 하고 25일 포스텍을 찾았다. 그는 2011년까지 매년 5000만 원씩 출연키로 약속했다.

김 사장은 “고인은 직장 상사이자 인생의 스승이었다”며 “연산석학기금이 한국의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는 데 작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스텍 측은 “출연 약속이 중단된 발전기금이 다른 사람에 의해 이어진 것은 처음”이라며 “두 분의 뜻에 맞춰 소중하게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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