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8개 시도 반응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3분


서울 경기“균형발전 논리에 수도권 역차별”
대전 원주“나눠먹기식 정치적 선정 의혹”

대전, 강원, 인천 등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에서 탈락한 8개 시도는 자신들이 최적지였는데 탈락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분노 수준의 불만을 터뜨리는 곳도 상당수 있었다. 특히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경쟁력’이 무시되고 ‘균형’만 강조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 허탈 넘어 분노 폭발

대전시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30년 대덕연구개발특구 노하우가 있는 대전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장담해 오다 탈락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정부 발표 후 충격을 받은 듯 2시간 반가량 시장실에서 칩거하다 “정부의 선정 결과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강원도도 비슷한 상황이다. 3일 ‘후보 도시들이 지역 연대를 통해 정치적 압력을 행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김진선 강원지사는 “예단할 수 없지만 그동안 (정치적 입김설 등) 여러 가지 설이 나돌았는데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원경묵 원주시의회 의장도 “원주는 10여 년 동안 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힘써왔는데 이번 탈락으로 기존 업체의 집단 이탈이 우려되는 등 그동안 쌓아온 기반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 ‘경쟁력’ 대신 ‘균형’으로

광교신도시에 단지 유치를 신청한 경기도는 국내 제약산업의 65%와 의료기기산업의 43%를 차지하는 경기 지역이 탈락한 것에 매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는 특히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경쟁력 외에 ‘균형발전’ 부분이 평가에 포함된 것은 잘못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서울시도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단지를 조성하려면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시설과 연구기관이 집중된 서울에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균형’ 논리로 선정한 것은 유감”이라는 성명서를 내놓았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가 연세대, 고려대, 서울대, KAIST,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등 국내외 대학과 연구소,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 기업들의 입주가 확정돼 어느 곳보다 조건이 좋았는데도 탈락했다”며 아쉬워했다.

○ 선정지에 박수 보내는 겸허한 수용

충남도는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된 충북도와 대구시에 축하드리며 앞으로 충남도와 이들 지역이 상생할 방안이 있는지 협력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와 함께 유치에 나섰던 양산시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자 한다”며 “정부 결정에 따르는 게 국가이익과 미래발전을 위한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치 후보지로 내세웠던 양산시 상북면 일원의 향후 개발에 대해선 “국책사업이나 국내 유수의 민간기업, 부·울·경 의료클러스터 조성 유관 기업 등이 들어설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도 “의료산업 육성 업무협약을 맺은 대구시가 최종 입지로 선정된 것을 환영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지난달 2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 지역의 어느 한 곳에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될 경우 서로 협력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경남도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한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첨단의료복합단지 후보지에 대해서는 양산시와 함께 발전적인 계획을 재수립하고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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