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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10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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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논평: 쌍용차 사태가 남긴 교훈
무려 77일 동안의 불법 파업으로 3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낸 쌍용차 사태가 노사간 극적 타협으로 끝난 지 나흘이 지났습니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지난 주말에도 직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출근해 공장 내부 정리와 정상 조업을 위한 준비에 바빴습니다. 회사 측은 이르면 오는 17일 전체 생산라인의 완전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하지만 쌍용차의 회생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쌍용차를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각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이나 브랜드 가치 하락, 판매망 와해 등을 고려할 때 매각되더라도 회사의 경영 정상화는 기약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과연 소비자들이 언제 다시 장기 파업에 들어가거나 망할지도 모르는 회사의 자동차를 구매하려고 할지 의문입니다.
쌍용차 사태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강성 노조의 불법 폭력 파업에 휘둘리지 않고 노사 자율 타결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정부는 야당과 민노총 같은 외부 세력의 끈질긴 압박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지켰습니다. 앞으로도 불법 파업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노조가 외부세력의 무책임한 선동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는 교훈도 남겼습니다. 쌍용차 사태에서 민노당과 민노총은 상황을 최악으로 결국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태의 장기화와 과격화를 부추겼지요.
그러나 회사가 망하면 노동자들은 엄청난 피해를 보지만 민노당이나 민노총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이들은 오히려 노동자들의 피해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밑거름으로 악용할 뿐입니다.
쌍용차 노동자 부인들은 지난 6일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하던 강기갑 민노당 의원에게 무릎까지 꿇고 "국회로 돌아가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이 장면은 앞으로 노조가 외부 세력의 개입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사정 모두는 이번 쌍용차 사태에서 귀중한 교훈을 얻어 선진적인 노사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