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오염밀집지에 또 오염시설 건립?

  • 입력 2009년 6월 26일 07시 00분


대전시, 원촌동에 하수슬러지 처리 시설 추진
주민들 “공청회도 없이… 철회하라” 강력 반발

대전시가 하수종말처리장 내에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건립하려 하자 주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유성구 원촌동과 전민동, 문지동 주민 400여 명은 25일 오전 10시 반부터 대전시청에서 집회를 열고 원촌동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대전시는 하수종말처리장 내 3200m² 규모(처리용량 하루 390t)의 하수슬러지 처리(건조 연료화) 시설을 하수슬러지의 해양 배출이 금지되는 2011년 2월 이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하수슬러지를 말린 뒤 찌꺼기는 화력발전소로 보내 보조 연료로 쓰게 하는 시설이다.

주민들은 “인근 산업단지와 하수종말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환경오염으로 그렇지 않아도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또 설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엑스포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대전시가 주민 공청회 한 번 열지 않았다”며 “주민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집회와 감사원 감사청구,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시의회 이상태 의원(유성구)은 “정부가 하수슬러지의 해양 배출 금지 계획을 2006년에 발표했는데 지금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다가 하수종말처리장이 있다는 이유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하수슬러지 건조 연료화 시설은 하수처리 과정의 일부여서 하수처리장 내에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고 완전 밀폐 조치를 하기 때문에 악취도 나지 않는다”며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해 합의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또 하수종말처리장 악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내년 8월까지 100억 원을 들여 악취개선 사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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