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전산망 사이버공격 하루 9만5000건”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군 전산망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하루 평균 9만5000여 건에 이르고 장성과 주요 간부들을 노리는 해킹 시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국군기무사령부가 16일 경기 과천시 기무사 청사에서 개최한 제7회 국방정보보호 콘퍼런스에서 확인됐다.

기무사는 “올 들어 군에서 하루 평균 9만5000여 건의 사이버 공격이 탐지됐다”며 “이는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바이러스 유포가 8만1700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해킹 시도 1만450건, 인터넷 홈페이지 변조 1900건 등이다. 사이버 공격의 89%는 군의 컴퓨터 서버와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단순한 위협 시도로 분석됐지만 나머지 11%는 군사정보를 절취하기 위한 해킹 시도로 보인다고 기무사는 설명했다.

또 기무사는 올 초부터 군 장성과 주요 간부들을 대상으로 해킹 프로그램이 담긴 e메일을 무작위로 발송해 컴퓨터 내의 군사정보를 빼내려는 시도가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기무사 관계자는 “장성과 주요 직위자들을 노리는 해커들은 중국 등 제3국에서 인터넷주소(IP) 추적이 불가능한 서버를 이용하고 있다”며 “일부 인사가 해킹프로그램이 담긴 e메일을 열어 개인자료가 유출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군 정보당국은 군사정보를 빼내려는 해킹 시도가 주로 중국발 해커의 소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군 사이버 전담부대가 중국을 경유해 한국군 전산망에 대한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몇 년 전부터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에 사이버전쟁 전담부대인 ‘기술정찰조’ 100여 명을 운용하고 있다.

김종태 기무사령관은 “최근의 사이버 공격이 단순한 컴퓨터 해킹 차원을 넘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사이버 공간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안보는 물론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희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 정보보호 관련 업체 관계자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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