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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1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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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혈액원이 운영하고 있는 예그리나는 ‘사랑하는 우리 사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2008년 관악구 신림동에 처음 문을 연 뒤 현재 수도권에만 9곳이 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헌혈 인구를 늘리기 위해 2004년부터 시작한 ‘혈액안전관리개선 종합대책’을 통해 지원금을 받아 운영한다.
예그리나가 성공을 거두자 적십자 헌혈의 집도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시설 개선과 확충에 나섰다. 서울에서만 16곳이 국고 지원을 받아 새롭게 문을 열거나 리모델링을 통해 카페식으로 탈바꿈했다. 고급 카페 못지않은 시설을 자랑하는 광화문 헌혈의 집에서 만난 육철 씨(65)는 “지금까지 100번 넘게 헌혈을 해왔지만 헌혈의 집이 이렇게 바뀔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예전에는 불편하고 어색한 분위기였는데 요즘엔 너무 편안한 분위기라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헌혈의 집은 직장인들을 위해 평일 오후 8시까지 문을 열고 등록헌혈제를 통해 정기 헌혈자들에게 건강검진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단체헌혈 의존도에서 벗어나 개인헌혈자들이 자주 헌혈을 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한 전략이다.
헌혈자 수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적십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105만7025명이 헌혈을 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5555명이 증가했다. 개인헌혈자들도 48만6301명으로 20%나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총 234만7000여 명이 헌혈을 해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헌혈자 수를 기록했다. 적십자 교육홍보과 주희조 씨는 “단체헌혈에 의존했던 기존의 혈액 수급에서 헌혈 카페 등을 통한 개인 헌혈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 씨는 “연간 헌혈자가 300만 명을 넘으면 수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시설과 서비스가 모두 나아진 만큼 이제는 헌혈을 ‘휴식’과 ‘문화’ 차원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