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 서울 어린이집서 집단발병

  • 입력 2009년 6월 9일 02시 54분


지난달… 8명 모두 완치

초기 조치 미흡해 확산

서울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영·유아가 집단으로 수족구병에 걸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성동구 행당동의 한 아파트단지 내에 있는 S어린이집에서 만 0∼4세 영·유아 8명이 수족구병에 걸려 열흘 정도 치료를 받은 후 완치됐다. 그 가운데 증세가 심한 1명은 18일 삼성서울병원 소아과에 입원했다가 21일 완치돼 퇴원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5월 21일부터 현재까지 어린이집 발병사례를 조사한 결과 150곳의 어린이집에서 300명 이상의 수족구병 환자가 발생했다”며 “이번이 공식 확인된 첫 집단발병이지만 특별히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생한 1명의 사망자와 1명의 뇌사자는 모두 수족구병 합병증인 뇌염으로 중태에 빠졌지만 이번에 집단 발병한 어린이집에서는 수족구병 합병증을 동반한 사례는 없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감염 당시 이 어린이집에 12명의 어린이가 다니고 있었는데 8명 이외에 추가 감염자는 없었다”며 “어린이집에 식기 위생 점검 등을 강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수족구병은 감기만큼이나 흔한 바이러스성 질환인 데다 특히 5세 미만 어린이에게 잘 발생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감염이 확대되기 쉽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 수족구병 환자 발생 시 행동지침을 담은 교육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환자가 발생할 경우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수족구병 유행이 의심된다고 통보하고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라고 당부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된 어린이집은 부모들에게 이런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어린이집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서 잘 몰랐다”고 해명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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