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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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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 전파 가능성 우려
당국 “단순독감에 더 무게”
최초 추정환자 수녀
건강 양호 오늘 퇴원할 듯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국내 세 번째 추정환자인 57세 남성 A 씨가 실제 환자로 확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판단이다. 아직 신종 인플루엔자의 유전자형과 연관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M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현재 시점이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활동하는 때라는 것이 판단의 근거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실제 우리는 A 씨가 계절성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가재난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바로 격상하지 않은 것도 이런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종 인플루엔자의 파괴력이 우려했던 것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A 씨가 실제 환자로 확진될 경우에 대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 경우 파괴력은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A 씨가 대중버스를 운전하면서 수많은 탑승객에게 바이러스 전파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감염된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버스는 물론 모든 공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것조차 위험해질 수 있다.
다행히 추정환자로 분류된 세 명 모두 현재 고열과 기침, 콧물 등 급성호흡기증상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최초 추정환자인 51세의 수녀도 이르면 2일 격리병상에서 퇴원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증상이 생긴 후 7일이 지난 뒤 증상이 다 사라지고 타인에게 전염시킬 우려가 없다면 퇴원할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른 조치다. 검사 결과 이 여성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걸렸다고 확진을 받는다고 해도 위험성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을 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판단이다.
전문가들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회 위원장(삼성서울병원 교수)은 “일반 독감 바이러스가 사람 간에 순식간에 전파되는 것처럼 신종 인플루엔자 또한 사람 간 감염이 앞으로도 더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사람 간 감염이 더 일어난다 해도 멕시코처럼 사망자가 속출하는 경우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내 첫 추정환자인 51세 수녀가 실제로 감염됐는지는 2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립보건연구원이 바이러스 배양을 끝내고 현재 마무리 작업인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업은 추정환자의 바이러스가 현재 유행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은 것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최초 추정환자가 입국 과정에서 함께 차를 타고 온, 같은 수녀원의 수녀(44)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킨 정황을 보면 신종 인플루엔자에 걸렸다는 진단이 떨어질 게 거의 확실시된다.
이런 가운데 두 번째 추정환자가 된 40대 수녀가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투여한 뒤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돼 타미플루 약효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최초 추정환자인 51세 수녀가 보건당국에 자신 신고한 다음 날 수녀원에 머물렀던 사람들과 함께 타미플루를 투여했다.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타미플루는 국내에서 A형과 B형 인플루엔자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았다.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뒤 2일 이내에 타미플루를 투여하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40대 수녀는 지난달 28일 밤부터 기침과 콧물, 목구멍통증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조사-검사 대상자가 됐으며 1일에는 추정환자가 됐다.
일부 전문가는 이 사례를 근거로 타미플루가 치료제로서의 기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전염병 질환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가 있는데 감염자와 접촉한 후 2일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추정환자의 건강이 모두 매우 양호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타미플루의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타미플루에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는 릴렌자라는 새로운 대체약물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