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목적 시작한 미술 벌써 두번째 작품전 열어
충북 전산기계고등학교 3학년 이두열 군(18·사진)이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는 ‘그림’이다. 이 군의 그림에는 섬세하면서도 강력한 표현력이 들어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 군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 흔히 말하는 ‘자폐아’다.
어릴 적 이 군은 다른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려 하지 않고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이를 이상히 여긴 부모가 병원에 데려가 보니 발달장애라는 진단이 나왔다. 아버지 이종석 씨(50·청주 금천고 교사)와 어머니 전은아 씨(47)는 억장이 무너졌다. 그러나 아이가 세상과 어울릴 수 있도록 일부러 일반학교에 보내 통합교육을 시키는 등 노력했다. 그러던 중 치료를 목적으로 시작한 미술에 이 군이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술치료 선생님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 모두 이 군의 그림에 놀랐다. 어머니는 아이와 공감하기 위해 직접 그림을 배웠다.
이 군은 2004년 제1회 충북 장애학생 미술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전국 장애학생 미술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2004년과 2005년에는 대전에서 열린 미술치료 전시회에 작품을 찬조 출연하기도 했다. 이 군의 그림은 처음에는 피카소 화풍과 비슷했지만 지금은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 이 씨는 “두열이가 ‘자폐아 그림 천재’로 알려지는 것보다 그림을 통해 세상 사람과 대화하고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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