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침목 내부 스펀지 얼어 균열 발생”

  • 입력 2009년 4월 9일 03시 10분


합동조사단 “독일 업체서 기술이전 꺼린 의혹”

1월 발생한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구간(동대구∼경주)의 침목 균열 현상은 당초 알려진 대로 침목에 설치된 매립전 내 스펀지가 얼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레일 아래 체결장치와 콘크리트 침목은 나사로 연결되며 이 나사를 감싼 플라스틱 통을 매립전이라고 부른다. 플라스틱 통 밑바닥에는 물 흡수로 인한 팽창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수 충전재나 그리스가 사용돼야 하지만 KTX 2단계 구간에는 거꾸로 물을 흡수하는 스펀지가 사용됐다.

국토해양부 합동조사단(단장 김수삼)은 8일 경기 의왕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 및 실내실험 조사 결과 방수 충전재 대신 사용된 스펀지가 물을 흡수한 후 동결·팽창해 침목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동결된 스펀지가 콘크리트 침목을 고정시킨 나사를 밀어냈고, 이 힘에 의해 침목에 균열이 갔다는 것. KTX 2단계 구간에서는 모두 300여 개의 침목 균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매립전 제작 기술을 이전한 독일 측에서 정확한 기술이전을 꺼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사단 박선규 교수는 “설계도면에는 방수충전재나 그리스에 대한 내용이 있었지만 실제 시방서에는 관련 내용이 없었다”며 “설계자, 감리자, 제작회사 모두 매립전의 구체적인 기술 사양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2007년 10월 매립전 제작 당시 독일 레일원사 기술자들이 육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제품을 확인해 스펀지를 사용한 것을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왜 (교체하지 않고) 스펀지를 그대로 놔뒀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