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숨은 盧 前대통령, 고향친구 아들 결혼식 불참

  • 입력 2009년 3월 29일 19시 28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9일 치러진 절친한 고향 친구의 아들 혼례식에 참석하려 했으나 결국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사저 옆 잔디광장에서 초·중학교 동창인 이 모 씨의 아들(35) 전통혼례식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혼례를 앞두고 혼주 측이 미리 만든 '봉하마을 전통혼례 순서'에도 고천문(告天文) 낭독에 이어 VIP(노 전 대통령 지칭)가 축하 말씀을 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김경수 비서관은 "혼주의 요청이 있어 참석을 검토했으나 최근의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 어제 불참 쪽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랑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노 대통령 퇴임과 함께 귀향해 오리농법 영농조합법인인 ㈜봉하마을에 소속돼 있으면서 노 대통령의 사저 일도 돕고 있다.

이날 혼례식장에는 2000여 명의 하객이 다녀갔다. 이 지역 출신 민주당 최철국 의원은 혼례 직전 방문해 지인들과 인사를 나눈 뒤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는 들르지 않고 떠났다.

한 주민은 "노 전 대통령이 동창 아들이자 비서의 혼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심정이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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