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노조 민노총 탈퇴투표 부결

  • 입력 2009년 3월 11일 03시 04분


노조위원장 “재상정… 독자적 길 계속 갈것”

인천지하철노조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근소한 차로 부결됐다.

10일 노조에 따르면 9일부터 이틀 동안 전체 조합원 815명을 대상으로 민주노총 탈퇴와 노조 내 정치위원회 폐지 등을 골자로 한 노조 규약 개정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했으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전체 조합원 815명 중 746명(91.53%)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찬성 473표, 반대 270표, 무효 3표로 안건이 부결됐다.

노조 규약상 ‘상급단체로 민주노총에 가입한다’는 조항을 삭제하려면 재적 인원의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하고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탈퇴에 필요한 찬성표는 498표였다.

인천지하철노조 집행부는 한때 강성 노조로 불렸으나, 정치투쟁 일변도의 민주노총 지침에 반발해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해 왔다.

이성희 인천지하철노조 위원장(40)은 “규약 개정안이 부결됐지만 인천지하철노조는 민주노총과 앞으로도 계속 결별해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주노총 탈퇴를 위한 규약 개정안과 조합비 인하를 위한 투표를 조만간 재상정해 조합원의 뜻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탈퇴 반대 조합원들은 투표 기간에 휴대전화로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펼쳤다. 이들은 규약 개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이 위원장 탄핵 운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천지하철노조는 투표 결과와는 무관하게 31일 인천지역 공사·공단 노조협의회 소속 7개 노조와 함께 ‘경제난 극복을 위한 노사평화선언’을 채택하기로 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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