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 건국대 총장 “일찍 핀 꽃이 모두 아름다운 건 아닙니다”

  • 입력 2009년 3월 11일 03시 00분


취업난 졸업생 3636명에게 격려 편지

“일찍 핀 꽃이 모두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 만발한 동산의 꽃도 일찍 핀 것은 먼저 시들고, 더디게 자라는 산기슭의 소나무는 무성하고 늦도록 푸릅니다.”

건국대 오명 총장(사진)이 10일 올해 졸업생 3636명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취업에 실패한 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인생 선배로서 편지를 보낸 오 총장은 동양고전 ‘소학’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해 인내와 기다림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현재의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직업을 선택하지 못한 분들께서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좀 더 냉정하고 철저하게 그 부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 총장은 물질적 보상과 명예만을 좇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내면에 귀를 기울여 마음속의 부름을 듣고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면 더 많은 선택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격려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졸업생들이 대기업만 선호하는 추세를 지적한 것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그동안 학기별로 재학생들에게 가정통신문 형태의 편지를 보냈지만 졸업생들에게 총장이 직접 쓴 편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청년실업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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