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차등성과급 추진 교장 고립화”

  • 입력 2009년 3월 2일 03시 00분


28일 대의원대회, 왕따전략 마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원성과상여금 제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일선 학교장을 압박해 나가기로 해 파문이 예상된다. 전교조는 지난달 27, 28일 충남 아산시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교장이 성과상여금 지급을 추진하면서 전교조가 실시하고 있는 균등분배 및 순환등급제를 방해할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학교장 고립화’를 펼쳐 나가기로 했다. 일종의 ‘교장 왕따’ 전략이다.

정부는 교원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원들의 성과를 A∼C등급으로 평가해 등급에 따라 성과상여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차등 지급된 성과상여금을 조합 통장에 모은 뒤 ‘n분의 1’로 똑같이 나눠 갖는다.

교과부 “교원성과급 무력화 강력 대응”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업성취도 평가 거부 교원과 마찬가지로 성과상여금 나눠먹기도 교육당국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로 보고 징계는 물론 국가공무원법 및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시도교육청에 통보했다. 전교조의 ‘교장 왕따 시키기’는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우선 ‘등급 심사위원회’ 구성 단계에서부터 교장을 고립시킬 계획이다. 교장은 성과상여금 지급을 위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5∼7인의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돼 있는데 이 단계에서부터 협조하지 않고, 등급 결정에 관한 모든 책임을 교장 한 사람에게 미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다른 학교 사례를 동료 교원들에게 알려 학교장을 압박하고 △평가등급 서류의 본인 기재란에 서명을 거부하며 △등급 결정 후 적극적으로 이의신청을 해나가기로 했다.

서울 J고 김모 교사는 “교사 사회가 똘똘 뭉쳐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노력해도 모자라는 마당에 교장을 ‘왕따’시킬 모의나 하고…”라며 뒷말을 잇지 못했다.

교과부는 전교조의 계획이 알려지자 “각종 수단으로 교장들을 압박하는 행위에는 법적 검토를 거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