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소주 삼국지’ 충청서 펼쳐진다

  • 입력 2009년 2월 25일 06시 52분


‘처음처럼’을 인수한 롯데의 주류시장 진출로 전국에 한바탕 소주대전(燒酒大戰)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다른 지역보다 ‘자도주(지역소주)’ 점유율이 떨어지고 수도권 영향을 많이 받는 충청권은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대전·충남지역 소주시장은 진로와 선양이 지난달 말 기준 47.88%, 46.95%로 양분하고 있다.

향토기업이자 지역소주를 표방하는 선양은 ‘O₂린’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유지는 물론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지만 롯데의 등장으로 긴장하고 있다.

거대 유통조직을 거느린 롯데가 벌써부터 계열사인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 ‘처음처럼’을 전진배치하고 매장 공간도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 롯데는 두산주류 인력을 넘겨받아 대대적인 판촉전도 계획하고 있다.

선양 측은 “롯데가 유통망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충청권 시장을 공략할 경우 고전이 불가피하다”며 “애향심에 호소하는 정서적 프로모션 이외 품질로 승부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긴장하기는 진로도 마찬가지.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영호남권 공략을 위해 충청권을 교두보로 삼고 있는 진로는 “1차적으로는 수도권이 문제겠지만 충청지역 싸움도 그에 못지않게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산소가 많아 한 시간 먼저 깬다’는 선양의 O₂린 광고가 공정위로부터 과장이라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는데 그 뒤 바로 진로도 경품행사 조작 의혹에 휩싸인 것은 소주전쟁을 앞둔 전초전처럼 보인다”며 “대전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