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교사, 발견 이틀전까진 살아있었다”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부검의 밝혀… 납치돼 5, 6일간 감금됐을 가능성

8일 제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27·여) 씨는 실종 후 며칠이 지나서 목이 졸려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대 의과대 강현욱 교수는 9일 이 씨의 시신을 부검한 뒤 “시신이 사망한 지 1, 2일밖에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시신의 건조와 부패 상태, 체온, 시신의 피부 반점과 현장의 계절이나 통풍 등을 감안할 때 시신이 1주일이나 경과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가 추정한 사망 시점이 이 씨가 실종된 시점과 크게 차이가 나며, 부검 결과로 볼 때 이 씨는 1일 살인 용의자에게 납치돼 5, 6일 감금됐거나 끌려 다니다가 살해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씨는 1일 오전 3시경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오전 4시 5분경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강 교수는 “이 씨가 실종 후에도 음식 섭취를 계속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위 속의 음식물 상태를 봤을 때 마지막 식사를 하고 나서 2시간 안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목 근육의 출혈 상태 등을 봤을 때 이 씨의 사인은 목이 졸려 죽은 질식사”라며 “엉덩이와 다리 부분에 상처와 멍이 있지만 외부적으로 성폭행과 관련된 외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에서 채취한 가검물과 이 씨 시신이 발견된 애월읍에서 추가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촬영 기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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