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영국은 유학 기회의 땅”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9분


대입실패 수험생 아예 밖으로 눈을 돌려보자… 세계적 명문대 문이 활짝

《“처음엔 남들처럼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고 했는데 마음을 바꿨어요. 영국에선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데다 졸업 후 유럽권으로의 진출이 용이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고등학교 졸업 후 영국 유학길에 오른 남유미(21) 씨는 해외 유학생을 위한 대입 준비과정인 ‘파운데이션 프로그램(Foundation Program)’을 통해 1년 만에 원하던 미들섹스 대학(미술 전공)에 입학했다.》

외국학생 위한 1년짜리 과정서 3과목만 이수하면 OK

“학위취득 미국보다 더 빠르고 비용도 싸” 유학생 늘어

이 프로그램은 대학에서 전공할 분야의 기초과목 중 세 과목을 골라 1년 동안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이 정한 학점 기준을 통과하고 여기에 대학 측이 요구하는 영어공인점수를 받으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제도다.

남 씨의 어머니 백종우(45·대전 유성구) 씨는 “주변에서도 딸의 성공 소식을 듣고 자녀를 영국으로 유학 보낸 엄마들이 여럿 있다”고 귀띔했다.

○ 명문대 진입장벽 낮아 해외 유학생에겐 ‘기회의 땅’

런던대(Royal Holloway, University of London)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오 모(24·남) 씨는 “명문대 진입장벽이 낮은 영국은 외국 유학생들에겐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 반 정원 40명 중 20등 안팎의 성적에 머물렀던 오 씨. ‘in 서울’은 고사하고 낯선 지방대 입학도 그에겐 쉽지 않았다. 오 씨는 한국에서 점수에 맞춰 ‘이름 없는’ 대학에 들어갈 바에는 해외 대학에서 영어실력을 기르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쌓겠다는 목표로 유학을 결심했다.

오 씨는 친척이 거주하는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지만 입학 준비과정만 1년 반∼2년 정도가 걸리는 데다 명문대학 진학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1년 만에 귀국했다.

“길을 잃은 것 같아 막막했어요. 진로 문제로 방황하다 유학원에서 우연히 영국 대학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내가 찾던 게 바로 이거구나’란 생각을 했죠.”

오 씨는 영국에 입국해 바로 파운데이션 코스에 등록했다. 수학, 회계, 기초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6개월 만에 영국의 토플 격인 IELTS에서 6.5점을 얻었고, 학기말에 각 과목에서 ‘ABB’의 성적을 올려 1년 만에 런던대에 최종 합격했다.

오 씨는 “국내에선 유학하면 으레 미국을 떠올리지만 좋은 교육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오히려 영국에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 국내 고교 성적과 상관없이 진학 가능

국내에서 명문대학 입학에 실패한 수험생이라면 영국 유학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입학 조건이 까다로운 미국 대학에 비해 훨씬 쉽고 편한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대학순위 50위권 안팎의 영국 내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

이 프로그램은 고교 내신 성적이나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아 성적이 우수하지 않은 학생도 지원이 가능하다.

학위 이수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것도 영국 유학의 장점 중 하나. 영국 대학은 미국 캐나다와는 달리 3년제(4년제인 스코틀랜드 제외)로 운영된다. 1년 과정의 대학원까지 마치면 4년 만에 학사·석사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영국 현지에서 유학생들을 돌보고 있는 조이아카데미의 김상욱 대표는 “학위 이수에 드는 기간이 미국 캐나다보다 1,2년 짧은 데다 학비도 미국 대학보다 오히려 낮다”고 말했다.

○ 영국 대학, 어떻게 들어갈까?

영국에서는 대학 입학을 원하는 학생은 11학년까지 중등교육을 받은 후 A-Level(Advanced level)이라는 2년 교육과정을 거친다.

각 학교는 A-Level 1년차 과정 동안 학생이 받은 시험성적, 에세이 실력, 기타 활동을 종합 평가해 정규 과정이 끝날 때쯤의 예상 성적을 추산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예상 성적을 바탕으로 목표 대학 다섯 곳에 지원한다.

영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해외 유학생이라도 A-Level을 거쳐 대학이 제시한 조건을 만족시키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유학생의 경우 대학 또는 정부 인가를 받은 교육기관이 운영하는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을 통하면 훨씬 유리하다.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은 A-Level과 달리 1년 과정으로 진행되며 전공 선수학습으로 기초 전공과목 중 3과목만 선택해 들으면 되기 때문. 입학 조건인 IELTS 준비도 병행할 수 있다.

대학 지원방법은 A-Level과 동일하다. 모두 다섯 학교에 지원 가능하며 최종 두 개 대학에 지원하게 된다. 1년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지원하는 A-Level과는 달리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의 학생들은 지원기간에 제한이 없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