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다소 길고 문법이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리사이클링의 피드백 반복 효과’ 같은 난해한 용어를 섞어가며 전문가 ‘냄새’를 풍겼다. 또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지난해 8∼11월 월별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을 그린 그래프도 글 중간에 삽입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어떻게 예고했느냐’는 질문에는 “베어스턴스 사태를 보고 다음 순위인 리먼의 부도를 예상했다. 이는 당연한 추측 아니겠느냐”고 답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박 씨의 집을 압수수색할 때 경제학 관련 책은 별로 없었다”며 “주로 웹 사이트 서핑을 통해 본 글들을 짜깁기해 글을 쓰는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박 씨는 9일 오후 무료 변론을 자임한 변호사 출신 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을 접견한 자리에서 “공익을 해할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측이 밝혔다.
박 씨는 “인테리어 가게를 한 적이 있는데, 원자재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환율이나 주가 때문에 많은 피해를 보는 것을 봤다. 가급적 정확한 의견을 통해 이런 사람들의 손해를 줄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는 것. 또 “나는 주식투자나 외환거래를 한 적도 없고 이득을 본 적이 없는데 왜 공익에 저해되느냐”며 “유명해질 마음도 없고 조용히 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