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어르신들 짚공예 ‘전국구 명성’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충북 괴산군 소수면 소암리 명덕마을 노인들이 멍석, 둥구미, 삼태기, 짚가방 등 다양한 짚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명덕마을
충북 괴산군 소수면 소암리 명덕마을 노인들이 멍석, 둥구미, 삼태기, 짚가방 등 다양한 짚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명덕마을
1996년 시작 전국 공모전 20여차례 수상… 해외 수출까지

촌로(村老)들이 손재주를 살려 만든 전통 짚공예품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충북 괴산군 소수면 소암리 명덕(일명 멍딩이)마을 노인회관. 이곳은 삼삼오오 모여 담배연기 속에서 화투놀이를 하거나 장기, 바둑을 두는 게 일반적인 노인회관과 달리 짚공예품을 만드는 손길로 하루가 짧다.

노인들은 지난달 충남 아산시가 주최한 짚풀문화제 공모전에 12점을 출품해 9점이 금, 은, 동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6월에는 전북 무주군에서 열린 전국 노인솜씨 경연대회에서 대상과 장려상 특별상을, 2007소공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도 특별상을 각각 받는 등 지금까지 전국 규모의 공예전에서 20여 차례나 상을 받았다.

명덕마을 노인회가 짚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96년부터.

겨울철을 할 일 없이 보내는 게 아쉬웠던 노인들은 어릴 적 어른들에게서 배운 실력을 되살려 짚공예품을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후 매일 대여섯 명의 노인이 회관에 나와 짚신, 멍석, 둥구미, 삼태기, 짚가방 등을 만들고 있다.

노인들이 만든 짚공예품은 실생활용보다는 장식용이 대부분으로, 입소문을 통해 도시인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2006년에는 미국에 300여 점을 수출했고 이 가운데 일부는 호텔의 장식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짚공예품을 팔아 얻은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경로당운영비, 마을 발전기금으로 사용한다.

이 마을 박병태(52) 이장은 “해마다 전국 각지에서 5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전국 최고의 짚풀공예 마을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www.myongdok.net

괴산=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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