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시-청원군 ‘시내버스 단일요금제’ 공방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6시 13분


청주시 “통합 전제로 1000원으로 인하할것”

청원군 “업체 年100억 손실 보전 가능한가”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이 ‘시내버스 단일 요금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청주시가 ‘청주-청원 통합’을 전제로 버스요금을 3000원에서 1000원으로 인하하겠다고 하자 청원군이 ‘허구’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다시 청주시가 ‘통합이 되면 가능한 일’이라고 재반박하자 청원군이 또다시 ‘지역경제 회복에나 신경 쓰라’고 되받아치는 등 연일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시작은 청주시가 11일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을 발표하면서부터. 청주시는 양 지방자치단체가 통합하면 전 구간의 시내버스 요금을 1000원으로 통일하겠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청원군 미원면 등에서 주 2회 청주를 오갈 때 연간 30여만 원의 버스 요금이 절약된다는 것. 이를 위해 환승제 도입, 청원지역 마을 직통노선 증설, 16인승 마을 순환버스 오지노선 신설 등을 내놨다.

청원군은 이튿날 “단일 요금제를 적용하면 시내버스 업체에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손실 보전을 해줘야 하는데 통합시에 지원되는 특별교부세는 20억 원밖에 안돼 결국 주민들의 세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1000원 시내버스 단일 요금제 주장은 허구”라고 반박했다.

또 “현재는 마을 순환버스 요금이 100∼500원인데 단일 요금제를 적용하면 오히려 900∼500원을 더 내게 돼 청원 주민들로서는 손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는 13일 “시군 통합이 이뤄진 여수시 등 5개 시가 이미 1000∼1100원의 단일 시내버스 요금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1000원 단일 요금제는 청원 군민들을 현혹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손실 보전액도 정부의 특별교부세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청원군과 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와 공동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청원군은 다시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청주시의 방안은 관련 업계의 부작용 등에 대한 고려가 없다”며 “(청주시는) 군민을 현혹하기보다 수도권 규제 완화로 인한 지역경제 위기 극복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시내버스 단일 요금제를 둘러싼 청주시와 청원군의 날선 대립은 통합(청주시)과 독자 시 승격(청원군)을 위한 주민 여론 수렴 성격이 짙어 양측의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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