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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3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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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백남준아트센터 붐벼
“엄마, 어항 속에 텔레비전이 있어!”
텔레비전이 나오는 어항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고 백남준 선생의 ‘TV물고기’ 앞에서 아이들은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했다.
백발의 노신사는 ‘TV부처’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연인으로 보이는 20대 남녀는 잔디밭이 보이는 음악홀에서 현대음악 1000곡이 저장된 ‘아이팟’으로 나란히 음악을 듣고 있었다. 29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백남준아트센터를 찾은 관람객들의 표정은 나이와 성별만큼이나 다양했다.
8일 문을 연 백남준아트센터에 관람객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 공개가 시작된 9일부터 28일까지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8600여 명. 주말의 경우 많게는 2000여 명, 평일에도 200∼300명이 찾는다. 이번 주말에는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임재옥 행정지원팀장은 “성인 관람객이 75% 정도 되는데 1980년대 백남준 선생의 예술활동을 접했던 성인들이 많이 찾는다”며 “비싼 관람료(성인 7000원)와 불편한 교통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수치”라고 말했다.
관람객들을 위한 눈높이 서비스도 눈에 띈다. 김희정 홍보담당은 “20여 명의 ‘지킴이’가 전시장 곳곳에 자리해 관람객들을 안내하고 있다”며 “미로 같은 공간 속에서 작품을 못 보고 지나치는 관람객을 위한 배려”라고 설명했다.
자녀들과 함께 찾은 주부 윤은주(44·수원시 장안구) 씨는 “백남준 씨의 작품이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줄 미처 몰랐다”며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고 주변 경치가 좋아 꼭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백남준아트센터 옆에는 경기도립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도는 두 전시관 근처의 땅 6만6000m²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9899m² 규모의 어린이박물관을 2010년 6월 개관할 예정이다. 어린이박물관은 전통문화부터 예술, 과학까지 어린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도는 기존의 백남준아트센터, 도립박물관, 한국민속촌과 새로 짓는 어린이박물관을 연계해 국내 최고의 문화타운을 만들 계획이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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