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인이 탈레반에 마약원료 밀수출

  • 입력 2008년 10월 18일 02시 56분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마약 원료인 무수초산(Acetic Anhydrid)을 아프가니스탄에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달아났다가 해외에서 검거된 파키스탄 출신 귀화인 H(43) 씨를 강제 송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04년 한국으로 귀화한 H 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무수초산 50t을 국내에서 구입한 뒤 파키스탄 카라치 항을 경유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근거지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6월 마약인 헤로인과 폭약인 TNT의 원료인 무수초산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세력에 팔아넘긴 밀수출 조직을 적발해 아프가니스탄인 K 씨 등 2명을 구속했으며, 해외로 도피한 H 씨를 인터폴에 적색수배했다.

당시 경찰은 “이들이 밀수출한 무수초산으로 헤로인을 정제할 경우 수십 t의 헤로인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라며 “아프가니스탄의 테러조직이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인정받는 것을 이용해 국제사회의 감시를 따돌리고 테러자금 확보를 위해 밀수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배 상태인 H 씨는 6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수사대와 인터폴에 의해 붙잡혔으며, 법무부의 범죄인인도청구를 통해 16일 한국에 송환됐다.

경찰은 이날 마약 밀수출 혐의로 H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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