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학교설립에 감사”

  • 입력 2008년 10월 13일 02시 55분


10일 광주 수피아여중고 개교 100주년 기념식장에서 오인배 수피아여고 교장(왼쪽)이 스티븐 린턴 유진벨재단 이사장에게 후원금 5000달러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 광주수피아여고
10일 광주 수피아여중고 개교 100주년 기념식장에서 오인배 수피아여고 교장(왼쪽)이 스티븐 린턴 유진벨재단 이사장에게 후원금 5000달러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 광주수피아여고
광주 수피아여중고 동문들, 보은의 후원금

설립자 후손 유진벨재단에 5000달러 전달

광주 남구 양림동 수피아여중고에서는 10일 특별한 기금 전달식이 열렸다.

이날 개교 100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북한의료지원 민간단체인 유진벨재단 스티븐 린턴(인세반·58) 이사장에게 후원금 5000달러가 전달됐다.

린턴 이사장은 1908년 수피아여중고를 설립한 미국인 선교사 유진벨(배유지·1868∼1925)의 증손자.

후원금 5000달러에는 학교와 동문들의 보은의 뜻이 담겨 있다.

유진벨 부부는 당시 학교를 지으려고 미국 남장로교에 도움을 요청해 스턴스 여사로부터 5000달러를 기부 받았다. 하루 임금이 1달러이던 당시로서는 거액이었다.

1911년 가을 3층짜리 건물이 완공됐고 이때부터 수피아여학교로 불렸다. 스턴스 부인의 죽은 여동생 제니 스피어를 기념해 지은 이름이다.

학교 측과 총동창회는 이날 개교 100주년을 맞아 유진벨 부부의 한국 사랑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후손인 린턴 이사장에게 후원금을 기부했다.

린턴 이사장은 “북한 결핵 환자를 돕는 재단의 든든한 후원자를 얻게 됐다”며 “100년간 이어져 온 학교와 유진벨 가문의 아름다운 인연이 계속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광주 수피아여중고는 3·1운동 때 전교생이 참가해 교사와 학생 23명이 구속됐다. 물산장려운동과 광주학생항일운동에 앞장서고 1937년 9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폐교 당했다.

광복과 함께 다시 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4만5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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