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자체장 해외출장 수상쩍다”

  • 입력 2008년 8월 6일 05시 51분


경남민언련 “도지사 등 잦은 외국방문 실익 따져봐야”

“시장개척 빌미로 해외여행 하는 것 아닌지

민감사안 있을 때마다 도피성 외유 의심도”

경남지역 자치단체장 가운데 해외에 가장 많이 나간 사람은 김태호 도지사였다.

이는 사단법인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 최근 경남도와 도내 20개 시군에 행정정보 공개를 요청해 분석한 자료에서 나타났다. 조사 기간은 2006년 6월 1일부터 올해 7월 7일까지.

▽누가, 얼마나 나갔나=김 지사는 이 기간 13차례 해외 방문을 했다. 외국에 머문 기간은 87일이었고 비용은 모두 3억6000여만 원을 썼다.

20명의 시장, 군수는 같은 기간 평균 4.9회 외국을 다녀왔고 현지에 머문 기간은 31.7일이었다. 평균 경비는 7400여만 원.

진의장 통영시장은 12회(체류기간 58일)로 시장, 군수 중 가장 많이 출장을 갔고 황철곤 마산시장은 8차례 나갔지만 체류기간은 76일로 비교적 길었다. 비용은 3억1700만 원을 썼다.

박완수 창원시장(10회·59일), 김종간 김해군수(9회·71일), 이학렬 고성군수(7회·44일)도 해외출장이 잦았다.

반면 이재근 산청군수는 2년여 동안 단 한 차례도 해외에 나가지 않았다. 김채용 의령군수는 한 번, 이재복 진해시장과 오근섭 양산시장, 천사령 함양군수는 각각 두 차례 외국을 다녀왔다.

▽무슨 문제 있나=경남민언련은 “외국 출장이 잦은 것은 일을 열심히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도 “담당 간부가 맡아도 될 부분을 굳이 단체장이 나간다고 해 목적 달성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남민언련은 “단체장의 해외시장 개척에 따른 수출 상담금액은 공개했으나 실제 수출로 이어진 액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시장 개척을 빌미로 해외여행을 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단체는 김 지사의 빈번한 해외출장을 집중 거론했다. 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민감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김 지사가 외국에 머물러 ‘도피성 외유’ ‘준비된 시나리오’라는 비난을 받았으나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국제자동차대회 포기(2004년) △혁신도시 결정(2005년) △공무원노조 사무실 강제 철거(2006년) △합천 ‘일해공원’ 파문(2007년) △정무부지사 사퇴(2008년) 당시 외국에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민언련은 “단체장의 해외여행과 관련해 지자체들이 언론에 공개한 자료와 민언련에 제공한 자료에 큰 차이가 있었다”며 “이는 정보를 임의로 가공한다는 의혹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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