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한 폭력 촛불시위

  • 입력 2008년 7월 27일 19시 51분


시위대의 불법 도로점거 및 가두행진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의 충돌이 재발했다.

26일 오후 7시경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친소 미친교육 반대! 이명박 심판!'을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0교시·우열반 반대' 등을 세부 주제로 삼은 이날 집회에 이어 벌어진 시위에는 청소년을 비롯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당원, 안티MB와 아고라 네티즌, 민주노총과 전교조 조합원, 다함께 회원 등 총 150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경찰의 원천 봉쇄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는 오후 9시경부터 청계광장에서 나와 도로점거를 한 채 종로1가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했다.

불법 가두행진을 하며 시위대는 "미친교육 물러가라", "한나라당 해체", "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시위대가 도로점거와 가두행진을 계속하자 오후 11시20분경부터 전·의경들을 투입해 해산에 나섰다.

경찰은 오후 11시 35분경 인도까지 밀고 들어가 강제 진압 작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차도와 인도의 경계선에서 전·의경과 시위대 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격렬하게 저항하는 시위대에게 소화기를 분사했고, 방패도 휘둘렀다. 시위대 역시 대열에서 떨어져 고립된 전·의경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둘렀다.

이날 시위에선 조선일보 주모 사진기자와 사진을 찍던 서울경찰청 홍보과 소속 임모 주임이 각각 시위대에 둘러싸여 억류되기도 했다.

오후 8시20분경 150여 명의 시위대에게 억류된 주 기자는 시가 180만원 상당의 카메라 렌즈를 뺏겼고 약 1시간 뒤 메모리 카드를 내준 뒤에야 풀려났다. 주 기자는 시위대에게 얼굴을 맞아 안경이 부러지기도 했다.

임 주임은 오후 9시반경 시위대에게 억류돼 멱살을 잡히고 얼굴과 뒤통수 등을 맞았다. 그는 경찰 신분을 밝히며 "시위대와 기자 간의 충돌을 막으려 왔다"고 말했지만 "채증하러 나왔을 것이다"고 말하는 시위대들에게 약 30분 간 억류됐다 풀려났다.

27일 오전 8시경까지 계속된 이날 시위에서 경찰은 총 42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중 청소년 4명을 훈방했고 38명은 서울 시내 6개 경찰서에 분산해 조사 중이다.

이에 따라 처음 무단 도로점거가 발생한 지난 5월24일부터 27일까지 경찰에 연행된 시위대는 1068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13명이 구속됐고 910명은 불구속됐다. 또 경찰은 이날 시위로 전·의경 22명이 부상을 입었고 전경버스 1대가 부서졌으며 무전기 14개가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있었던 주말 촛불시위에 비해 참가자 숫자가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아고라, 2MB, 전대협 등 강성 단체 소속 회원 위주로 시위가 진행돼 폭력시위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영상취재: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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