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책의 바다’로 피서오세요

  • 입력 2008년 7월 18일 06시 25분


“집에서 가까운 학교 도서관을 아이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열람실이 냉방도 잘 돼 책을 읽으면서 무더위를 식히는 데도 안성맞춤인 것 같아요.”

16일 오후 4시 대구 달서구 감삼동 감삼중학교 내 ‘감삼행복도서관’.

이곳에서 만난 주부 이연숙(49) 씨는 “집안일을 마친 뒤 TV 등을 시청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일주일 전부터 매일 이 도서관을 찾는다”며 “도서관에서 만난 청소년들과 대화도 나누곤 하는데 요즘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이날 이곳에는 주민과 학생 등 20여 명이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최신 컴퓨터 3대와 대형 벽걸이TV, 도서 비치대, 에어컨, 소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진 이 도서관은 8일 문을 열었다.

학교 측은 교내 빈 교실 3칸(220m²)을 새롭게 단장해 학생은 물론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마을도서관’으로 개조했다.

인근 주민들은 이 학교 운동장에서 건강도 다지고 도서관에서 책도 읽을 수 있게 됐다며 반기고 있다.

이 도서관은 개관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주민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

요즘 하루 평균 이용객은 30∼50여 명. 도서관 측은 아직 홍보가 덜 돼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히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감삼중 김광엽(61) 교장은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 학력 수준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달서구와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3월 ‘학교도서관 주민개방’ 협약을 맺고 감삼중 빈 교실을 도서관으로 만들었다.

이를 위해 달서구와 시교육청은 각각 5000만 원씩 총 1억 원의 예산을 내놓았다.

달서구는 이 도서관이 지역 주민을 위해 개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매년 도서 구입비와 보조사서 인건비 등 2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50여 석의 열람석을 갖춘 이 도서관은 어린이용 책과 교양서적, 전문서적 등 1만3000여 권을 비치해 학생과 주민들에게 1인당 2권까지 무료로 빌려 주고 있다.

도서관의 이용은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주민 이잠순(43·여) 씨는 “온 가족이 걸어서 5분 거리인 이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며 “편의점처럼 24시간 내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웃었다.

곽대훈 달서구청장은 “중고교 빈 교실이나 기존 도서관을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마을도서관으로 개선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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