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영어뮤지컬로 공부해요”

  • 입력 2008년 7월 14일 02시 56분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뮤지컬 연습실. 분홍색 우산을 든 초등학교 3, 4학년 학생들이 거울을 보며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주제곡 ‘Singing in the rain’에 맞춰 안무연습을 하고 있다. 원어로 부르는 노래는 물론 탭 댄스까지 영락없이 동명의 영화에서 우산을 들고 장대비 속에서 춤을 췄던 영화배우 진 켈리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 영어 뮤지컬을 배우는 이들은 요즘 2주 앞으로 다가온 자체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자연스러운 영어 표현-몸짓

자신감 쑥쑥… 협동심은 덤

○듣기, 말하기 실력 ‘쑥쑥’

영어 듣기, 말하기 교육이 강조되는 가운데 초등학생 자녀를 둔 서울 강남 엄마들을 중심으로 영어 뮤지컬을 통한 영어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엄마들은 영어 뮤지컬을 통해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영어사용 환경에 노출시킬 수 있어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감과 협동심도 기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Prime TOWN’ 기사목록

▶ “영어뮤지컬로 공부해요”

▶ ‘세 살 때 과학 습관’ 중고교까지 쭉∼

▶ 재능수학교실/문제 푸는 방법 찾기(1)

▶ 지혜로운 어머니의 자녀교육<5>

▶ 자연계 영재교육 따라잡기<7>

▶ TOSEL 완전 정복<1>What is TOSEL?

▶ 상두야 대학가자<16>2009 대입 수리영역이 결정한다

▶ 입학사정관제 100%활용하려면

▶ 수능, 기출문제에 ‘고득점 노하우’의 모든 게 있다

▶ 수험생이 궁금해하는 입시문답

▶ 영어로 대학가기/TOEIC 독해 파트 공략법

▶ 건강의 지도, 발!

▶ Before & After/얕봤던 쌍꺼풀 수술에 배신당하다!

▶ 눈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여름방학, 땀을 ‘꿀’로 바꾸는 6계명

▶ 키워드로 보는 세상/조기유학

▶ 알짜 학습 정보

실제로 이들은 ‘라이언 킹, 왕과 나, 애니, 사운드 오브 뮤직’ 등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영어대본으로 대사와 노래연습을 한다.

대사나 표정, 동선 등과 관련한 지도 교사와의 간단한 의사소통도 물론 영어로 이뤄진다. 일부 업체에서는 아예 연기를 전공한 원어민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주 1∼2회(회당 3시간)씩 영어 뮤지컬 레슨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은 월 25만∼50만 원 선. 원어민 강사가 가르치는 프로그램의 가격이 더 비싸다.

집에 돌아와서도 공연 실황을 담은 DVD나 노래 CD를 반복 시청하며 따라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훌륭한 영어 듣기·말하기 연습이 된다. 무조건 문장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극의 맥락 속에서 외우기 때문에 암기효과도 오래간다.

매일 아침 뮤지컬 노래 CD를 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정지온(서울 원명초 4학년) 양은 “매주 한 번 있는 뮤지컬 연습시간을 항상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며 “영어 뮤지컬 덕분에 영어를 좋아하게 돼 장래희망도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바꿨다”고 말했다.

정 양의 어머니 이민숙(38·서울 서초구 서초동) 씨는 “얼마 전 지온이가 학교에서 열린 영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했는데, 뮤지컬을 하면서 익힌 자연스러운 발음이나 표정, 몸짓을 보고 ‘외국에서 살다왔냐’고 묻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온이를 통해 영어 뮤지컬의 효과를 톡톡히 체험한 이 씨는 현재 둘째 딸 하주(원명초 2학년)에게도 영어 뮤지컬을 가르치고 있다.

○협동심, 자신감 기르기에 좋아

영어 뮤지컬을 배우면 영어실력 향상 효과 외에도 자신감이나 협동심을 기를 수 있고 아이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는 효과도 있다.

자체 공연이지만 공연을 전제로 하는 만큼 프로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오디션을 거쳐 배역을 정하기 때문에, 원하는 배역을 따내려면 남보다 열심히 연습할 수밖에 없다. 노력 끝에 원하는 배역을 따내서 한 편의 공연을 마쳤을 때 아이가 느끼는 성취감과 자신감은 또래 친구들이 쉽게 경험하기 힘든 소중한 자산이다.

또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합창곡이나 앙상블, 듀엣곡 등 동료와의 협동작업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협동심은 물론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하는 노하우와 리더십까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딸 구예은(서울 대도초 3학년) 양에게 1년째 영어 뮤지컬을 가르치는 임수현(44·서울 강남구 도곡동) 씨는 “예전엔 예은이가 수줍음이 많아 사람들 앞에 나서길 꺼렸는데 영어 뮤지컬을 하면서부터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수업시간에 발표를 할 때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인다”며 영어 뮤지컬 예찬론을 폈다.

하지만 욕심이 앞서 너무 어린 자녀에게 영어 뮤지컬을 강요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한국영어교육예술협회(KEEAA) 전임강사 여현지 씨는 “기본적인 읽기도 안 되는 어린아이들은 영어 대사나 노래를 이해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며 “자칫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학교에서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초등학교 3학년이 영어 뮤지컬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더 이른 나이에 영어 뮤지컬을 가르치고 싶다면 기본적인 읽기 훈련 정도는 반드시 마친 뒤에 시작해야 한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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