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곧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여름 방학에 들어간다. 시간에 쫓기는 고3 수험생들에게 여름방학은 수능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한 금쪽같은 시간이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에게 “수능 기출 문제를 풀어보고 정리하라”고 권유한다. 그 조언은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수능 기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와 구체적인 활용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수능 기출문제 왜 중요한가

수능이 15년째 시행되면서 신 유형 문제를 개발하는 것이 한계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또한 최근 발생했던 복수 정답을 둘러싼 후유증 때문에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최근 수능문제 유형을 분석해 보면 기출문제 유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응용문제를 최소한으로 출제해 상위권 변별용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수능문제도 이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수험생들이 수능 기출문제 유형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해결방법을 터득한다면 11월 13일 수능에서 고득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능 기출문제는 수험생들에게 올해 수능의 출제경향과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길라잡이다.

○수능 기출문제 이렇게 활용하자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수능 기출문제를 풀지만 제대로 활용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연도별 기출문제를 놓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풀고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런 단순 문제풀이는 문제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점수 향상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 수능 기출문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첫째, 2000년도 이후의 기출문제를 영역별로 풀어 출제의 흐름을 간파해야 한다. 언어영역 문제를 푼다면 쓰기, 현대시, 현대소설, 고전소설, 고전시가, 비문학 독해를 영역별로 나누어 풀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기출문제에 접근하면 출제 흐름과 경향을 알 수 있다.

현대시를 예로 들어보자. 2000년도 이후의 현대시 관련 문제를 분석해 보면 시의 공통점 찾기, 시의 표현상의 특징에 대한 문제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출제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유형의 문제는 올해 수능에서도 출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중점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둘째, 문제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수리의 ‘경우의 수’와 관련된 문제를 선별해 분석하면 동일 개념과 원리를 활용하는 문제가 어떻게 변화되고 응용되는가를 알 수 있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수험생이 모든 문제에 따른 해법을 다 익힐 수는 없다. 따라서 문제에 대한 유형별 분석을 통해 동일 개념과 원리가 문제로 파생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자신이 취약한 문제유형에 대한 해법을 기출문제에서 찾아야 한다. 수험생은 한 번 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한번 굳어진 인간의 인식체계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취약한 문제유형이 있다면 기출문제 중 이와 관련된 문제를 선별하여 해당 문제 해결에 필요한 개념과 원리, 파생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EBS 문제집 등에서 관련 문제를 찾아 꾸준히 적용 연습을 한다면 자신이 취약한 문제 유형을 극복할 수도 있다. 특히 사탐·과탐 영역은 평가원 문제와 시중 모의고사 문제의 수준과 질이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이런 이유로 사설 모의고사에서 고득점을 한 학생이 평가원 시험에서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향을 보이는 학생일수록 시중 문제집을 많이 푸는 것보다는 기출문제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출제원리와 해결방법을 익혀야 한다.

○수능 기출문제의 중요성

시중에 수능 관련 문제집들은 많다. 그러나 시중 출판사 교재들은 수능 문제들의 복사판인 경우가 많다. 질적인 면에서 수능 기출문제를 결코 능가하지 못한다. 시중 문제집들을 많이 푸는 것은 감각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력을 근본적으로 향상시켜 주지는 않는다. 수능 기출문제 속에서 성적 향상의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 수능 기출문제가 수험생들에게 올바른 학습방향과 성적 향상의 지름길을 제시하는 최고의 스승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택봉 강남청솔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