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의 달인, 그들의 비결은 바로 정공법

  • 입력 2008년 6월 24일 03시 01분


성균관대 영어 수학경시 대상 두 중학생

《올해 전국 영어 수학 경시대회(성균관대 주최)에서 중학생 2학년부에서 영어 대상을 차지한 서울 영동중 이혜윤 양과 역시 중학생 2학년부 수학에서 대상을 받은 광주 비아중 이건동 군. 이들은 ‘문제풀기 기술’보다 기본 학습에 충실한 ‘정공법’을 수상 비결로 꼽았다. 6월 1일 열린 이 대회에는 초중고등부 학생 3만여 명이 참가해 인기도에 있어 올림피아드와 비견된다. 이 경시대회의 수상경력은 서울대 연세대 등 수도권 상위 대학 정시 및 수시 모집 때 대외 수상실적으로 제출할 수 있어 많은 학생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초중학생은 특수목적고 및 영재교육원 지원 시 자기소개서와 학교장 추천에 수상경력을 활용할 수도 있다.》

○ ‘오거서’와 ‘유레카’

전국 영어 수학 경시대회에는 통합적 사고와 개념 이해를 평가하는 고난도 문제가 출제된다. 한두 달 반짝 공부만으론 입상을 꿈꿀 수 없다.

이혜윤 양과 이건동 군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이들은 공통적으로 단기간에 문제 풀기 기법을 가르쳐주는 학원을 끊고 학습 내용이 이해될 때까지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이 양은 성균관대 경시대회와 인연이 깊다. 중학교 1학년 때 금상을 탄 것을 제외하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매년 영어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이 양은 7세 때 대학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영어 공부를 했다. 10분 거리에 있는 지역 도서관에서 매일 책을 읽으며 영어를 익혔다. 한국에 돌아와선 하루도 빠짐없이 영어 책을 읽었다. 초등학생 땐 한 달에 무려 20권 이상을 읽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배경지식을 쌓아두면 어떤 문제가 나와도 맞힐 수 있다는 것이 이 양의 지론이다. 이 양은 “경시대회 문제는 지문이 길어 흐름을 놓치기 쉽지만 읽어본 내용이 나오면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양이 이번 경시대회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었던 것도 대부분 이미 읽어본 내용이 출제됐기 때문이다.

이 군은 곰곰이 생각하고 답을 찾아내는 ‘유레카식 공부방법’을 택한 때문인지 경시대회 문제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는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직성이 풀린다.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개념 이해부터 다시 시작한다. 개념 설명을 두세 번 반복해 읽어도 이해가 안 되면 백과사전과 인터넷 등을 뒤져본다. 도형의 각을 구하는 문제를 놓고 4일 밤낮을 씨름하다 결국 교무실로 수학 선생님을 찾아가 도움을 받은 적도 있다. 이 군은 “시간이 걸려도 문제를 해결했을 때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기억에 남도록 공부해야 같은 문제를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군은 문제집과 함께 반드시 ‘풀이노트’를 챙긴다. 문제 풀이과정을 꼼꼼히 쓰고 답안지 풀이과정과 비교하며 더 빠르고 쉬운 방법을 찾는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문제만 봐도 어떤 공식을 대입해야 할지 곧바로 머리에 떠오른다. 삼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문제의 경우 중3 과정에 나오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해야 할지, 고1 과정에 나오는 헤론의 공식을 이용해야 할지 바로 판단할 수 있다.

정공법 학습방식 덕분에 두 학생은 모두 전교 1, 2등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 실전 대비 훈련은 이렇게

중등부 경시대회 문제는 수학의 경우 심화 복습과정인 고등 10-가, 나까지 선행학습을 해야 풀 수 있을 정도다. 두 사람은 각각 외국어고와 과학고 입시 준비 문제집으로 이번 시험을 준비했다.

이 양은 대원외고 기출문제 모음집, 성균관대 경시대회 기출문제집 등을 풀었다. 영어로 나오는 수학 문제는 외국어고 대비문제집 3권에서 20문제 이상 뽑아 풀었다. 과학, 문화, 역사, 경제 등 각 분야에 관련된 서적을 원서로 읽는 게 많은 도움이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구독한 영자신문은 국제적 이슈, 최근 시사문제를 다룬 문제를 푸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 군은 ‘고난도 수학’ ‘A급 수학’ 등 난도 높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풀었다. 단원별로 40∼50개의 응용, 심화문제를 풀었다. 채점할 때는 공식과 개념까지 모두 메모했다. 이 군은 “새로운 공식을 접하면 증명과정을 완벽히 쓸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해야 어떤 문제가 나와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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