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公 부실기업 지원 ‘외압’ 있었나

  • 입력 2008년 4월 26일 02시 58분


■ 검찰, 석탄공사-건설업체 전격 압수수색

검찰이 감사원의 수사 의뢰를 받은 지 한 달 만인 25일 대한석탄공사와 M건설의 본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석탄공사가 지난해 부도가 난 M건설의 어음을 매입하고 회사채를 발행해 1800억 원을 지원한 과정에 절차상 편법 또는 불법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또한 M건설이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석탄공사 고위 관계자들에게 직접 로비를 했는지, 당시 여권의 유력 인사 등 정치권을 움직여 석탄공사 측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검찰이 앞으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검찰 주변에선 석탄공사가 M건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유력 정치인이 개입했는지를 가려내는 데 검찰이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원 정선군수 출신인 석탄공사 김원창 사장이 지난해 2월 공기업 사장에 발탁될 당시 정치권에선 김 사장이 정부 인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권 ‘실세’를 등에 업고 임명됐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특히 M건설은 이 정치인의 연고지를 지나는 도로 건설을 수주해 공사 중이다.

M건설이 지난해 석탄공사에서 자금 지원을 받을 당시 이 회사 대표는 또 다른 정치권 인사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로 ‘석탄공사-M건설’ 또는 ‘석탄공사-정치인-M건설’을 직간접적으로 잇는 고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M건설이 유력 정치인을 중간에 내세워 자금 지원을 받은 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수사를 통해 그 실체를 밝혀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검찰 안팎에서도 “정치인 등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부정한 금품 수수를 밝혀내는 것이 수사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지난해 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이 사건을 내사했으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이 석탄공사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한 뒤 지난달 26일 김 사장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석탄공사 및 M건설 측은 검찰의 내사와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증거를 남겨두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석탄공사와 M건설 측 관계자들이 서로 ‘말을 맞출’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전격적인 압수수색은 검찰이 뭔가 단서를 잡고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음을 시사한다는 관측도 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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