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깡’ 이어 이번엔 ‘생쥐 야채’

  • 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할인점 코스트코 수입 미국산 냉동제품서 통째로 발견

국내 대형마트가 수입 판매하는 냉동 야채식품에서 얼어 죽은 생쥐로 보이는 이물질(사진)이 통째로 발견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긴급 제품 회수 명령을 내렸다.

식약청은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에서 판매되는 냉동 수입식품 ‘유기농 혼합 야채(Organic Mixed Vegetables)’ 제품에서 생쥐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비자 신고가 해당 업체를 통해 접수돼 경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코스트코코리아는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코스트코에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불만이 접수돼 자체 조사를 벌인 후 26일 식약청에 자진 신고 했다.

식약청은 “이물질의 형태와 성분 등을 조사한 결과 길이 4cm 정도의 생쥐로 꼬리가 잘린 채 머리와 몸통이 통째로 냉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의 제품은 이달 5일 수입된 것으로 코스트코 서울의 양재점·양평점·상봉점, 대구점에서 판매됐다. 당시 총수입량은 9289kg(봉지당 2.27kg×4092봉지)으로 이 가운데 16.8%(688봉지)가 판매됐다.

식약청은 “남은 7727kg(3404봉지)은 즉시 압류 봉인하고 판매금지 조치를 취했고 조만간 폐기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청은 조사 결과 제조 과정상 문제로 파악되면 해당 제품에 대해 수입·판매 금지 조치를 내리고, 필요할 경우 이 제품을 만든 미국 컬럼비아푸드 제조공장에 대한 현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코스트코코리아 측은 “소비자 신고가 접수된 24일 당일 해당 제품의 판매를 모두 중단하고 식약청에 자진 신고했다”며 “매장 내 회수 안내문을 게시하고 소비자들에게 연락해 제품을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물질이 검출된 ‘유기농 야채믹스 베지터블’은 미국 식재료회사 컬럼비아푸드가 코스트코 미국 본사에 완제품으로 납품한 뒤 국내로 수입됐다. 2006년 10월 국내에 처음 수입됐으며 지금까지 총 8회에 걸쳐 모두 6만1939kg(2만 7286봉지)이 들어왔다.

수입식품에 대한 식약청의 검사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에 수입 판매되는 식품은 최초 수입 시 식약청의 정밀검사를 통해 통관허가를 받으며 이후에는 대부분 서류검사만 받고 보완적으로 무작위 샘플링 검사를 받는다.

반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미국에 식품을 수출하려는 업체에 대해 공장을 등록하고 현지 실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서갑종 식약청 수입식품과장은 “앞으로 공장등록제 및 해외공장실사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수입단계 검사제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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