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 서초 - 양천구 영어 평균점수 94점 넘어

  • 입력 2008년 3월 22일 03시 00분


■ 서울 141개 중학교 성적 분석

양천-노원구 유명학원 밀집지역 강남 못지않은 성적

서초서 수학 98점 받은 학생, 교내백분율 57% 그쳐

강북은 영어-수학 80점대… 다른 과목도 상대적 저조

전국 중1 진단평가 결과가 공개된 21일 본보가 서울 시내 368개 중학교 가운데 141개교의 성적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강남 서초구 등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영어 수학 성적 차이가 두드러졌다.

또 영어 수학 학원과 입시 보습학원 등이 밀집한 양천구(목동)와 노원구에 있는 학교의 성적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비강남, 영어 수학점수 차이 커=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러진 이번 중1 진단평가 결과 서울의 과목별 평균은 △국어 86점 △수학 85점 △사회 83점 △과학 76점 △영어 87점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진단평가는 아이들의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어렵게 출제할 이유가 없었다”며 “전반적으로 쉬운 문제가 많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가 쉬웠다는 교육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차이는 이번 시험을 계기로 극명하게 노출됐다. 특히 사교육이 집중되는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차이가 컸고, 국어 사회 과학 과목에서도 다소간의 차이가 있었다.

강남구의 경우 이 지역 7개 중학교의 영어 평균 점수는 94.5점, 서초구 8개 학교 평균은 94.8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강남권인 △서대문구 85.7점(7개교) △은평구 83.0점(6개교) △성동구 84.7점(8개교) △금천구 83.3점(3개교) △관악구 84.2점(5개교) △성북구 84.4점(5개교) △중랑구 81.8점(6개교)으로 조사돼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수학 성적 평균은 △강남구 92.0점(7개교) △서초구 91.8점(8개교)으로 서울지역 평균을 웃돌았지만 △용산구 83.2점(8개교) △성동구 83.0점(8개교) △은평구 82.3점(6개교) 등으로 비강남권은 낮게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 C중은 영어 점수가 평균 98점인 데 비해 종로구에 있는 C중학교는 76점을 기록해 두 학교의 차이가 22점이나 났다. 또 수학 평균 점수는 강남 C중 96점, 중랑구 A중 78점으로 18점 차를 보이기도 했다.

수학에서 96점을 받은 서울 서초구의 반모(13) 양은 “서울 지역 평균을 훨씬 넘었지만 학교 내 백분율은 57%였다”며 “한 문제를 틀렸는데 중간밖에 안 되는 걸 보니 앞으로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중랑구 A중학교의 과목별 평균 성적은 △국어 82점 △수학 78점 △사회 80점 △과학 71점 △영어 76점으로 서울시 평균보다 과목당 3∼11점이나 낮았다.

▽학원 밀집지역 점수 높아=양천구(목동)와 노원구 등 학원이 밀집한 지역의 평균 점수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목동 학원가를 끼고 있는 양천구 지역의 상위 5개 중학교의 평균 영어 성적은 94.6점으로 강남권 학교들과 비슷했다. 수학 역시 91.8점으로 서울지역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학원가를 벗어난 지역의 학교 4곳을 포함해도 각각 90.8점, 88.4점으로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이 지역의 D중은 과목별 학교 평균이 △국어 91점 △수학 93점 △사회 89점 △과학 83점 △영어 97점으로 모든 과목에서 서울 평균을 훨씬 웃돌았고 강남·서초구 학교 못지않은 높은 성적을 올렸다.

이 학교의 한 교실에선 담임교사가 종례시간에 성적표를 나눠준 뒤 “너희들이 서울시 평균보다 높았다. 더 열심히 하자”라고 말하자 대부분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은 학생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올리기도 했다.

과학에서 한 문제를 틀리고 나머지 과목에서 100점을 받은 노모(13) 군은 “영어 수학은 학원에서 배운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쉬웠다”며 “하지만 과학은 중학교 수준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명한 학원이 몰려 있어 ‘교육 자치구’로 불리는 노원구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점수가 높았다. 이 지역에 있는 상위 5개 중학교를 분석한 결과 평균 영어 성적은 92.8점, 수학은 91.8점을 보였다. 노원구 B중 박모(38) 교사는 “아무래도 강북 지역이 강남 지역에 비해 전체적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일 것”이라며 “그러나 노원구의 학원 밀집지역 일부 학교는 강남 못지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학교는 △국어 90점 △수학 92점 △사회 89점 △과학 81점 △영어 95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에 대해 이모(45) 교사는 “국어 사회 과학보다는 학원에서 주로 배우는 과목인 영어와 수학 점수에서 편차가 있는 것은 사교육의 영향일 것”이라며 “성적이 떨어지는 지역의 학교에는 지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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