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도 사업비 - 경비 10% 줄여라”

  • 입력 2008년 3월 21일 02시 58분


정부, 구체방안 마련 지시… 60개 연기금 첫 구조조정

年 7조원 감축 추진… 자체 수입 확충도 요구

방만한 경영 때문에 비판 받아온 각종 기금에 대해 정부가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각 중앙부처의 ‘예산 절감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공무원연금 등 각 부처 산하 60개 연기금의 사업비 및 경비의 지출을 10%씩 줄이도록 지시했다. 또 기금마다 자체 수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스스로 살길’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기금절감 추진 지침’을 지난주 초 60개 기금관리공단 및 해당 부처에 내려 보내 21일까지 비용 절감 방안 등을 보고토록 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각종 기금에 대한 감독 및 운영을 맡고 있는 각 부처와 기금관리공단들은 지금까지 업무추진비와 인건비를 낭비하거나 기금 간 업무가 중복돼 있는 등 경영을 비효율적으로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사업비와 경비 등을 포함한 기금 지출 규모는 74조5000억 원(기금 총규모는 369조6000억 원)으로 여기에 10%인 감축비율을 적용하면 7조 원가량을 줄일 수 있다. 이번 기금 비용 절감조치는 각 부처에 지시한 예산 10% 절감과 별도로 추진되는 것이다.

재정부는 각 기금이 자율적으로 감축계획을 수립하되 절감 대상 사업과 감축목표 등을 재정부와 협의 후 보완토록 했다. 형식적인 감축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으로 각 기금관리공단은 경비는 금년 중에 10% 줄이고, 사업비는 연금 급여액 같은 ‘의무 경비’를 제외한 지출을 내년 말까지 10% 줄여야 한다. 관리공단은 또 일상 경비 중 업무추진비, 여비, 운영비 등을 우선 줄인 뒤 다른 사업체에 업무를 위탁하면서 지급하는 용역비와 출연금 규모도 줄여야 한다. 재정부는 1차적으로 이런 경비 절감을 통해 2300억 원가량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비용 절감뿐 아니라 쓰지 않는 기계장비나 빈 사무실을 민간에 임대하는 등 자체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기금이 가진 재산을 효율적으로 써 수익성을 높이라는 압력이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금의 불필요한 기능을 민간으로 이양하는 방식을 통해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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