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향 진주시에 작품 300점 기증”

  • 입력 2008년 3월 7일 08시 02분


재불 화가 이성자 개인전… 12일부터 창원 도립미술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언제든 고향 진주로 돌아올 생각입니다.”

12일부터 5월 18일까지 경남 창원시 사림동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 재불(在佛) 원로화가 이성자(90·사진) 화백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진주는 기후가 괜찮고, 말이 통하고,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이번 전시회를 ‘이성자의 귀천(歸泉)’이라고 붙였다. 프랑스의 문학가 미셸 뷔토르의 시 ‘이성자를 위한 귀천’에서 딴 것이다. 그는 “흔히 회고전이라고 쓰지만 내키지 않아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을 담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시회에는 유화 50점과 판화 79점, 수채화 16점 등 모두 195점이 출품된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자신의 작품 300여 점을 진주시에 기증하겠다는 협약식도 가진다.

이미 지난해 가을 그가 7회로 졸업한 진주여고(옛 일신여고) 동문을 중심으로 ‘진주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시민모임’(위원장 정행길)도 만들어졌다. 진주시와 민간이 힘을 합쳐 미술관을 세운 뒤 ‘이성자 특별관’에 작품을 전시할 계획.

이 화백은 1938년 일본 지센여대를 졸업한 뒤 결혼해 세 아이의 어머니가 됐다. 그러나 가정불화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서른넷에 파리로 건너가 미술공부를 시작했다. 프랑스 화단에서 회화와 목판화 부문에서 인정받으며 ‘동녘의 여대사’로 불린다. 지금까지 90차례의 개인전, 350차례의 합동전을 열었다.

도립미술관 박은주 관장은 “한국의 전통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처리한 작품세계가 독특하다”며 “특히 동서양과 우주공간을 넘나드는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고 평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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