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불법건축물… 나무도 싹둑… 신음하는 금정산

  • 입력 2008년 1월 15일 06시 35분


작년 대선일 전후 주로 야간에 공사-벌목해

나무 일부는 드릴로 구멍 뚫어 약물 주입 흔적

부산의 명산인 금정산 내 문화재보호구역인 금정산성 서문 인근 숲 속 그린벨트에 불법건축물이 들어서거나 무단으로 나무를 베는 행위가 버젓이 행해지고 있으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정산사랑시민연대와 금정산네트워크는 10, 11일 양일간 현장실태조사를 통해 금성동 120 일대에 69m²의 불법건축물과 무단 벌목 120여 그루, 계곡물 불법취수시설을 발견하고 행정당국에 조치를 요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곳은 2005년 5월 부산시의회 도시항만위원회와 시민환경단체가 공동으로 ‘금정산 훼손실태 현장조사’를 위해 방문한 곳으로 그해 7월 금정구청에 의해 철거대집행이 시행된 지역이다.

시민환경단체 조사 결과 이곳에는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일을 전후해 주로 야간에 불법건축물이 들어서고 취수시설 및 정화조 설치, 산림 벌목 등이 고의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무단으로 베어낸 참나무 120여 그루 중 일부는 드릴로 구멍을 뚫어 약물을 주입한 흔적이 발견됐고, 불법건축물은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차양막과 대나무로 위장해 놓았다.

이 불법건축물은 상당한 자산가의 소유로 알려져 있는 데다 접시와 식기도구, 수세식 화장실, 가스시설까지 갖춰 음식점을 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금정구청은 “위법사항에 대해 행정대집행 등 강력한 행정처분과 경찰 고발을 통해 이 같은 불법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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