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현장 찾은 유력인사들의 막말

  • 입력 2008년 1월 9일 18시 21분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오른쪽)가 9일 오전 경기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2000코리아 냉동창고 화재현장을 방문, 소방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동아일보 사진부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오른쪽)가 9일 오전 경기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2000코리아 냉동창고 화재현장을 방문, 소방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동아일보 사진부
경기 이천의 냉동창고 화재 현장을 찾은 정관계 인사들이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유가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는 9일 오전 11시경 소방본부 관계자들과 사고 현장을 둘러보는 자리에서 "(안전)교육을 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게 중에는 노숙자도 있을 수 있고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겉으로 봐서는 모르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오 대표는 "폭발물이 많아 위험이 있는 현장의 인력을 노동시장에서 그때그때 갖다 썼다는 게 문제"라며 "그렇더라도 열흘이든 보름이든 노동계약을 하고 안전교육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4시경 현장을 방문한 김문수 경기지사도 "냉동창고 작업에 투입된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이 부족했다"며 "애들한테 성냥 맡겨 들여보낸 거 아니냐"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의 방문을 기다리며 조병돈 이천시장, 김상환 경기경찰청장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유족들은 희생자들을 폄훼하며 막말을 하는 분위기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남편을 잃은 김은성(39) 씨는 "죽은 우리 남편은 기술자였다"며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한낱 막일꾼 정도로 몰아가지 말라"고 말했다.

이천=강혜승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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