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뒷말 무성한 김상진씨 의혹 수사 결과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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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 기소) 씨의 부산 수영구 민락동 미월드 용지 콘도 개발 대출 의혹을 수사했던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이 28일 이 수사를 마무리했다.

수사가 시작된 것은 9월 중순. 김 씨에게 680억 원의 대출 승인을 한 부산은행과 이 과정에서의 정관계 외압이나 금품 로비를 겨냥한 수사였다.

수사 결론은 1500만 원을 받고 김 씨 회사의 신용등급을 조작해 680억 원을 대출받도록 도와준 부산은행 중간간부 A 씨를 구속한 게 전부다.

검찰은 “이장호 부산은행장 등 고위간부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였으나 범법행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외부 개입 없이 A 씨 혼자 부당대출을 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검찰의 수사과정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검찰은 “대출 권한을 지닌 부산은행 여신위원회가 유명무실한 것 같다”고 설명한 바도 있고 “직원들의 진술이 번복되고 공범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힌 적도 있다.

여기에다 은행장실과 임원 사무실, 은행장 자택까지 압수수색을 벌였고 두 달 넘게 수사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수사 결과로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다.

이 때문에 “검찰이 지역 경제나 금융계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수사 수위를 조절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검찰이 개발사업의 미래 수익을 보고 대출을 하는 금융기법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은행권의 PF 경쟁을 잘못 이해한 결과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은행 대출담당 중간간부 한 명에게 뇌물 1500만 원을 줬더니 4000배가 넘는 680억 원이 대출될 정도로 부산은행이 ‘쉬운 은행’이었을까? 지역에서 검찰수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이 나올 법한 이유다.

윤희각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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