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학자 논문 사이언스 첫 게재

  • 입력 2007년 10월 26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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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최정규 교수 ‘자기집단 중심적 이타성’ 규명

국내 경제학자의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실렸다. 한국의 경제학자가 쓴 논문이 이 학술지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경북대에 따르면 이 대학 경제통상학부 최정규(41·사진) 교수가 제1저자로 참가한 논문인 ‘자기집단 중심적 이타성(利他性)과 전쟁의 공동 진화’가 26일 발간된 사이언스 318호에 게재됐다.

최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인간사회에서 흔히 발견되는 속성이면서도 그동안 전혀 별개로 연구돼 온 ‘이타성’과 ‘자기집단 중심주의’가 어떻게 함께 진화할 수 있었는지를 게임이론에 기초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이타성은 행위자에게는 비용(손해)이 따르지만 집단에는 편익을 주는 행위이며, 자기집단 중심주의는 행위자가 속한 집단의 외부인에 대해 보이는 적대적 태도다.

그는 “이 두 가지 행위적 속성이 결합해 자기 집단의 구성원에게는 이타적이지만 외부인에게는 적대적 태도를 보이는 ‘자기집단 중심적 이타성(Parochial altruism)’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가 학계에서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간주돼 왔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이타성이나 외부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는 독립적으로 진화할 수 없지만, 그 결합체인 ‘자기집단 중심적 이타성’은 집단 간의 적대적 경쟁을 빈번하게 일어나게 만들고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논문에서 결론지었다.

그는 이어 “민족주의나 종교적 갈등, 전쟁 등은 현재 우리 시대에 나타나는 자기집단 중심적 이타성의 한 예”라고 덧붙였다.

학계 관계자들은 최 교수의 논문이 민족 인종 종교 간 갈등의 뿌리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최 교수는 경북대가 교수들의 우수 연구논문 저술을 독려하기 위해 사이언스, 네이처 등 최고 권위의 학술지에 논문을 실을 경우 최고 1억 원까지 지급하기로 한 학술장려금 제도의 첫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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